▲ KIA 양현종이 3일 광주 롯데전에서 통산 140승을 달성한 뒤 대기록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담긴 전광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고봉준 기자] 투구 하나, 이닝 하나, 승리 하나가 쌓여 140승이 됐다.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32)이 KBO리그 역대 5번째로 140승 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2안타 4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11-2 대승을 이끌었다. 또, 자신의 올 시즌 4승과 함께 통산 140승도 달성했다.

뜻깊은 기록이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140승 고지를 넘어선 전설은 양현종을 포함해 5명뿐이다. 송진우(210승)와 정민철(161승), 이강철(152승), 선동열(146승) 그리고 양현종이 주인공이다.

경기 후 만난 양현종은 140승 달성을 기념하는 공을 꼭 쥐고 있었다.

양현종은 “오늘은 포수 백용환의 리드가 좋았다. 포수의 볼 배합대로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또,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서 마음이 편했다”고 활짝 웃었다.

현역 최다승을 기록 중인 양현종은 이제 전설들의 기록을 넘본다. 첫 목표는 타이거즈 선배들의 최다승 기록을 넘어서는 일이다. 선동열 전 KIA 감독이 보유한 146승은 이제 가시권으로 들어왔고,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지닌 152승 역시 눈앞으로 다가왔다.

▲ 2010년 7월 29일 사직 롯데전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양현종(오른쪽)과 이강철 당시 KIA 투수코치(가운데). 왼쪽 포수는 김상훈.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님의 기록을 꼭 넘고 싶다. 타이거즈 최다승 기록을 넘어선 뒤 감독님을 찾아가 자랑하고 싶다”고 소년처럼 웃었다.

양현종이 이 감독을 콕 집어 이야기한 이유는 둘의 인연 때문이다. 양현종이 데뷔한 2007년 당시 이 감독은 KIA에서 투수코치를 맡고 있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난 둘은 2012년까지 동고동락하며 연을 이어갔다.

양현종은 “감독님께선 늘 ‘선발투수는 최소 3년을 꾸준히 던져야 인정받는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나는 데뷔 초반 3년 연속 좋은 기록을 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감독님께선 나를 믿음직한 선발투수로 인정하지 않으셨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이제 KBO리그가 공인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통산 140승이라는 대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양현종은 “만약 150승을 kt전에서 달성한다면 감독님께서 꽃다발을 주실지 모르겠다”는 재치 넘치는 한마디로 옛 스승을 향한 애정을 대신했다.

양현종은 이날 모두가 축하하는 뜻깊은 금자탑을 쌓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안방에서의 등판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나는 물론 다른 선수들 모두 관중의 환호성을 기다리고 있다. 많은 팬들 앞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150승은 팬들 앞에서 달성하고 싶다. 그러면 기쁨도 두 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속마음을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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