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내야수 김혜성.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혜성(21)이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김혜성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4회 우월 홈런, 5회 좌전안타, 6회 우익수 오른쪽 2루타, 그리고 8회말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면서 히트포더사이클을 달성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역대 26명 밖에 없는 진기록이다.

김혜성은 히트포더사이클로 가는 관문 중 가장 어렵다는 3루타를 마지막 타석인 8회 때려내면서 대기록을 완성했고 박준태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은 뒤 더그아웃에 돌아가 팀 동료들의 많은 축하를 받았다. 입단동기 이정후는 김혜성 옆에 앉아 자신의 일보다 더 기뻐했다.

무관중이기에 팬들의 축하를 직접 받지 못해 아쉬운 날이기도 했다. 김혜성은 TV로 보는 팬들에게 진귀한 기록을 선물하며 무관중의 아쉬움을 달랬다. 김혜성의 활약을 앞세운 팀은 이날 경기 전 테일러 모터 웨이버 공시에도 불구하고 14-3으로 KT를 크게 꺾으면서 다시 5할 위(12승11패)로 올라섰다.

30일 경기 후 연락이 닿은 김혜성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김혜성은 "많이 기쁘긴 하지만 그동안 내가 잘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오늘 하루만 잘했다. 이제 꾸준히 잘하고 싶다. 그동안 쳐야 할 공을 놓쳐서 결과가 안 좋을 때가 많아서 오늘은 공 안 놓치고 후회 없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그의 기록 달성 당시 이를 놓친 중계에 대해서는 "괜찮다. 어차피 내가 친 게 기록으로는 남는 것이니까.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기록이 생긴 게 기쁘다. 큰 기록이기도 하고 홈런과 3루타가 하루에 다 나오는 운이 따라줘야 하는 것이기도 해서 이 기록을 세운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의젓하게 넘겼다.

김혜성은 3루타만 남겨놓고 있던 마지막 타석에 대해서도 "3루타를 노리지 않았다. 3루타를 의식하면 다시 예전처럼 타격감이 떨어질까봐 그냥 평상시처럼 하려고 했다. 장타 노리고 크게 치다가 오늘 좋았던 스윙이 망가질 것 같아 일부러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팀 최초 히트포더사이클 기록 주인공인 서건창은 김혜성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며 '토닥토닥' 해줬다고. 그외에도 이지영, 박동원 등 많은 팀 동료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머니, 아버지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는 김혜성은 "오늘 기록은 오늘까지 기뻐한 뒤 묻어놓고, 내일은 또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가겠다"며 대기록 달성자답지 않은 담담한 각오로 인터뷰를 마쳤다.

김혜성은 올 시즌 테일러 모터가 빠졌을 때 3루수를, 김하성이 3루로 갔을 때는 유격수를, 서건창이 다쳤을 때는 2루수를 맡으며 여전히 팀의 멀티포지션 내야수로 뛰고 있다. 그러나 가끔씩 고교야구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다운 날카로운 타격감을 보여주곤 한다. 항상 더 잘하고 싶어하는 '욕심쟁이' 김혜성이 이날 기록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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