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자존심 상한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꺼낸 필승 카드는 이영하(23)였다.

두산은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2-8로 졌다. 두산은 어린이날 상대 전적에서 14승9패로 앞서 있었는데, 이날 패배로 14승10패가 됐다. 

1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내고도 경기를 잡지 못한 게 컸다. 알칸타라는 6이닝 3실점으로 자기 몫은 했는데, 타선이 8회까지 김재환의 솔로포로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1-3으로 팽팽했던 흐름은 8회말 최원준-이현승-이동원-채지선으로 이어진 불펜이 대거 5점을 내주면서 LG로 완전히 넘어갔다. 

반드시 잡았어야 할 경기를 놓친 두산은 6일 LG와 개막 시리즈 2차전에 나설 선발투수로 이영하를 예고했다. 알칸타라와 1선발 경쟁을 펼쳤던 크리스 플렉센이 2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택은 이영하였다.

처음부터 이영하를 2선발로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알칸타라와 플렉센은 개막을 앞두고 2일 각각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으로 몸 상태를 점검했다. 알칸타라는 42구를 던지며 가볍게 변화구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둔 반면에 플렉센은 타자를 세워두고 어느 정도 전력으로 71구를 던졌다. 회복 기간을 고려하면 6일보다는 7일 경기가 유력했다. 

이영하는 2018년 스윙맨으로 10승을 챙긴 뒤로 김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2019년부터 이영하를 붙박이 선발로 기용했고, 이영하는 17승 투수로 성장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이영하를 2선발로 낙점하며 국내 에이스 대우를 해줬는데, 올해는 정규시즌부터 중책을 맡겼다. 

KBO리그 경험과 LG 상대 전적 모두를 고려했을 때 현재는 이영하가 플렉센에 앞서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이영하는 LG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2경기에 등판해 2승, 1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월 14일 경기는 선발투수로 8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9월 29일 경기는 구원 투수로 나서 6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챙겼다.

이영하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에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갖췄다. 올해는 평가전과 연습 경기에서 커브를 더해 볼 배합에 변화를 주는 시험을 했다. 선발투수로 풀타임 2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이영하는 한 단계 더 성장한 투구로 팀에 시즌 첫 승을 안길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