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리버풀의 선수 구성과 전술을 고려하면 해답을 유추할 수 있다. 리버풀의 중원 구성은 전형적 공격형 미드필더 없이, 적극성에서 뛰어난 선수들로 꾸려지는 경우가 많다. 조르지뇨 베이날둠,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파비뉴, 조던 헨더슨, 나비 케이타 등이 모두 그렇다. 전방 압박을 강조하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다.

그래서 밀집 수비를 만날 경우 때로 고전한다. 리버풀은 이를 리버풀답게 풀어간다. 측면에 크로스가 좋은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와 앤디 로버트슨이 골키퍼와 수비수를 노려 날카로운 궤적의 크로스를 자주 시도한다. 중원에서 수비 뒤를 노리는 로빙패스도 자주 시도한다. 수비를 부담스럽게 하는 시도인데, 여기서 실수를 저지르거나 세컨드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공격적인 기회를 만든다.

전방 압박 그리고 재압박도 리버풀다운 방식이다. 공격 진영에서 공을 빼앗기면 재빨리 압박한다. 역습을 위해 중심을 앞으로 옮기던 팀들이 약점을 노출하는 때이기도 하다.

리버풀이 본머스전에서 '해답을 재확인'했다고 표현하는 이유다. 리버풀은 선제 실점하면서 본머스의 밀집 수비를 뚫어야 했다. 전반 25분 살라의 득점은 마네가 전방 압박하며 잭 심슨의 공을 빼앗은 것에서 시작됐다. 전반 33분 마네의 역전 골은 재압박 과정에서 나왔다. 살라의 패스가 차단됐고 본머스가 공격으로 전환하던 중 루이스 쿡의 패스를 페어질 판 데이크가 빼앗으면서 마네의 골까지 연결됐다. 리버풀은 모두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으면서 골을 넣었다.

아틀레티코는 본머스보다 훨씬 수비가 강한 팀이다. 하지만 90분 내내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수비하는 팀이 체력은 물론이고 정신적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적절한 역습을 펼쳐서 추가 골을 노리거나 최소한 여유를 얻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리버풀은 본머스전과 마찬가지로 반복해서 두드리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아틀레티코가 역습으로 나설 시점에서 효과적으로 재압박할 수 있다면, 득점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반대로 아틀레티코가 리버풀의 재압박에도 효율적으로 대처한다면 이번에도 아틀레티코가 웃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공격하는 리버풀, 그리고 수비하는 아틀레티코의 공격과 수비가 전환되는 그 시점, 두 팀의 집중력이 승패에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다.

경기 변수론 두 가지를 꼽고 싶다. 하나는 경기 장소 안필드다. 안필드에서 뿜어내는 열기는 유럽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리버풀 선수들에게 90분 내내 상대를 몰아칠 수 있는 힘을 준다. 또한 뜨거운 응원은 경기 속도와 템포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홈에서 치른 20경기에서 19승 1무로 강했다.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많이 뛰는 리버풀의 경기 스타일은, 끊임없이 응원을 쏟아내는 안필드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두 번째는 아틀레티코의 경기 전략이다. 아틀레티코는 수비력이 최대 강점을 꼽히는 팀이다. 하지만 수비적인 전술론 우승을 노릴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전방 압박까지 시도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8일 벌어진 세비야와 라리가 27라운드에서도 라인을 올려놓고 힘싸움을 벌였다.(2-2 무승부) 아틀레티코는 레알마드리드나 FC바르셀로나를 만날 때 종종 경기 초반 압박 강도를 높이곤 한다. 상대의 경기 운영을 깨뜨리려는 의도다. 2014-15시즌 라리가 22라운드에서 아틀레티코가 레알을 4-0으로 꺾을 때도 그랬다. 경기 초반 리버풀을 압박하면서 의외의 득점을 노리거나, 리버풀이 준비한 경기 운영을 방해할 수도 있다.

적극성과 집중력의 싸움이다. 두 팀 모두 워낙 색깔이 뚜렷한 데다가, 위르겐 클롭과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팀 장악력, 동기부여 능력은 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다. 두 팀의 경기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으며, 또한 두 팀의 경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