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이 풍부한 데스파이네는 kt의 기대대로 시즌 준비 과정을 마쳐가고 있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소속팀 kt를 포함해 4개 구단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한국시간) 투산에 모였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kt)가 선발 등판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상대팀인 NC를 비롯, 이날 막 투산에 합류한 SK, 그리고 차로 1시간 30분 거리인 메사에 캠프를 차린 한화까지 4개 팀이 데스파이네의 피칭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날 데스파이네는 1이닝을 10개의 공으로 가볍게 정리했다. 김태진을 좌익수 뜬공, 김준완을 헛스윙 삼진, 그리고 권희동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고 구속은 김준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을 때 던진 148㎞였다. 내부에서는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소속팀 kt는 데스파이네의 경기 내용도 주목했다. 바로 변화구를 숨긴 것이다. 이날 데스파이네는 10구 중 8구가 패스트볼이었다. 변화구는 두 개만 던졌고, 그것도 모두 슬라이더였다. 나머지 구종은 보여주지도 않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포수) 강현우가 변화구를 주문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데스파이네가 변화구 사인에 고개를 흔들더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스스로 “지금 단계에서 변화구까지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데스파이네는 영리한 선수”라는 kt의 자신감을 얼핏 확인할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경험이 워낙 풍부한 선수다.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빅리그에서만 109경기(선발 50경기)에 나갔다. 지난해에도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MLB 무대에서 뛰었다. 확실한 자기만의 루틴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몸을 만드는 과정도 순조롭다. “알아서 할 것”이라는 구단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던 라울 알칸타라(두산)를 포기하고 데려온 선수다. 5강 진입을 노리는 kt의 승부수였다. 공 자체는 알칸타라가 더 빠를지 몰라도, 변화구 완성도와 경험,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은 데스파이네가 더 낫다고 봤다. 구단에서는 내심 “아프지 않으면 10승 이상은 무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공도 느리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코칭스태프는 흐뭇한 미소를 숨기지 않는다. 

KBO리그 데뷔를 앞두고 투구시 몸을 흔드는 변칙 투구는 손을 봤다. “보크로 지적될 수 있다”는 구단의 우려에 데스파이네는 “그렇게 던지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쿨하게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대신 팔각도를 자유자재로 바꾼다. 타자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런데 데스파이네는 26일 당시에도 이 변칙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어쩌면 시즌이 들어가기 전까지 봉인시킬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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