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의 뜻을 꺾는다면, KIA는 큰 돈다발을 준비해야 한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가 어려웠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연말에도 돈 나갈 곳이 많다. 어쩌면 협상 방정식 난이도가 더 높을 수도 있다.

KIA는 이번 FA 시장에서 내부 FA(안치홍·김선빈) 잔류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적지 않은 상처와 함께 시장의 문을 닫았다. 오랜 기간 팀의 주전 2루수였던 안치홍은 롯데로 떠났고, 또 하나의 내야수 김선빈은 우여곡절 끝에 도장을 찍었다. KIA는 14일 안치홍의 보상선수로 영건 김현수를 지명하면서 파란만장했던 오프시즌을 마감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협상 전략이 실패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제한된 여건에서 두 선수를 모두 잡아야 했던 KIA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옹호도 있지만, 그럼에도 좋은 성적표를 받기는 어려운 모양새다. 안치홍은 갑작스러운 롯데의 참전에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뺏겼다. 김선빈은 애당초 구단이 생각했던 것보다 꽤 많은 돈을 더 지출했다. 구단의 뜻대로 제대로 된 게 없었던 셈이다.

이제 두 선수는 지나간 일이 됐지만, FA 시즌은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다. KIA는 2020년 시즌을 마치면 양현종과 최형우라는 핵심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두 선수 모두 생애 두 번째 FA 자격 행사가 확실시된다. 굳이 기록을 나열할 필요 없이 그냥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

변수도 있다. FA 제도 개선안이 조만간 열릴 이사회를 통과하면, 2021년 FA부터는 보상 규정이 완화된다. 재자격 FA 선수들인 두 선수는 B등급으로 시작한다. 보호선수가 기존 20인에서 25인으로 늘어나고, 보상금은 전년도 연봉 200%에서 100%로 줄어든다. 

기존 제도였다면 양현종과 최형우는 팀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양현종의 지난해 연봉은 23억 원, 최형우는 15억 원이었다. 보상금이 어마어마했다. 양현종의 경우 KIA보다 46억 원, 최형우는 30억 원을 더 써야 영입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상금이 100%로 완화되면서 문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고 평가하면 그 정도 추가 지출은 감수할 만하다는 것이다. 25인 외 보상선수는 크게 아깝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KIA가 보상규정을 믿고 마냥 안심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양현종은 시즌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시도할 전망이다. KIA로서는 양현종의 협상 추이를 면밀하게 살필 수밖에 없다. 미국에 갈 경우, 혹은 KBO리그에 잔류할 경우를 대비해 예산안을 두 개로 짜야 한다. 남는다면 거금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현종을 놓친다는 건 엄청난 후폭풍을 의미한다. 잡아야 본전인 KIA는 부담이 큰 레이스다. 

최형우는 2021년이 만 38세 시즌이다. 최형우의 올 시즌 성적을 봐야겠지만, 올해가 끝나도 팀에서 이만한 공격 생산력을 갖춘 선수가 많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게다가 만 30세 언저리였던 안치홍 김선빈보다 더 가치 책정이 쉽지 않은 케이스다. 적절한 제안 수준이 얼마인지 고민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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