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장원삼. ⓒ 서귀포,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선수들이 더 오시면, 몸은 힘들겠지만 보람은 더 클 것 같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에서 선수협 주관 트레이닝 캠프를 돕고 있는 '스포츠 사이언스 전문가' 스티브 홍 코치는 13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6일부터 LG 김용일 코치와 이 미니 캠프를 이끌고 있다.

참가 선수 중 절반 가까이가 LG 소속이다. 투수 이상규를 비롯해 많은 선수가 김용일 코치의 제안에 제주행을 결정했다고 했다. LG에서는 이상규나 유원석 같은 저연차 저연봉 선수뿐 아니라 차우찬, 김민성, 유강남 등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도 합류했다. 모두 김용일 코치의 부탁이 있었다.

KIA 소속인 투수 이준영 김명찬 홍원빈도 비슷한 이유다. 김용일 코치와 스티브 홍 코치가 '풀타임'이라면, KIA와 LG 트레이닝 코치들은 '파트타임'이다. LG 코치들이 오기 전 전반부는 배요한 트레이닝 코치 등 KIA 스태프가 선수들을 도왔다.

선수협이 교통비를, 서귀포시는 훈련 장소를 제공한다. 김용일-스티브 홍 코치 등 트레이너들은 무상으로 운동을 돕는다. 숙박과 식비만 선수들이 내면 되는데, 이마저도 1박과 세끼 식사를 합쳐 5만원대로 협의가 됐다.

선수협의 애초 계획은 30명. 실제로는 그 절반만 참가했다. 비시즌에 훈련할 곳이 마땅치 않은 저연차 저연봉 선수를 위해 마련한 일정이지만 주최 측 기대와 달리 선수들의 관심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참가한 선수들의 만족감은 기대 이상이다. 김용일 코치, 스티브 홍 코치는 내심 입소문이 퍼지기를 바랐다.

삼성으로 팀을 옮긴 이상민은 장원삼의 추천으로 제주도에 내려왔다. 그는 지난해까지 고향인 대구에서 비시즌 개인 훈련을 했다. 이상민과 장원삼은 "와 보니 정말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민은 "지금까지는 (웨이트트레이닝을)무겁게, 많이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여기 와서 가동 범위와 유연성의 중요성을 많이 배웠다"고 얘기했다. 장원삼은 "선수협 총회 때 공지가 있었다. 나이를 떠나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한번 와보고 싶었다. 어린 선수들은 루틴을 만드는 데 도움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관계도 넓힐 수 있다. 진우영(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은 야구 외적인 소득이 컸다. 역사가 짧은 글로벌선진학교 출신에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 프로야구에 선배가 없었던 진우영이지만 이번 캠프 참가로 10명 넘는 '야구하는 형'이 생겼다. 친구도 늘었다. 동갑내기 친구 홍원빈(KIA)은 그의 캐치볼 파트너다. 또 다른 2000년생 친구 김성진(LG)과는 룸메이트가 됐다.

▲ 왼쪽부터 이상규, 김용일 코치, 장원삼, 이상민.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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