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C조 예선 2번째 경기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건일 기자]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경기를 지켜보던 한 해외 관계자는 가방을 챙겨 자리를 떴다.

한국과 캐나다의 프리미어12 예선 C조 2번째 경기가 열린 7일 고척스카이돔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대거 몰렸다. 류현진이 뛰고 있는 LA다저스를 비롯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 뉴욕 메츠,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10구단이 넘는다. 이들은 하나같이 김광현이 마운드에 있을 때 가장 분주했다.

149km, 150km, 151km. 1회부터 김광현의 강속구가 양의지의 미트에 힘차게 꽂혔다. 최고 시속 140km에 육박하는 고속 슬라이더에 캐나다 타선의 방망이는 춤을 췄다. 4회까지 퍼펙트로 묶인 캐나다 타자들은 빠른 공과 슬라이더에 노림수를 갖고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광현은 시속 100km 대 초반 슬로 커브로 허를 찔렀다. 캐나다 타자들은 다시 얼어붙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공 77개를 던지며 캐나다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안타 1개를 허용한 반면 삼진을 7개 잡았다. 자신을 보러 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사로잡기 충분한 77구였다.

▲ 김광현은 지난 5일 팬그래프닷컴이 선정한 2020FA 랭킹 50인 중 42위에 올랐다. ⓒ팬그래프닷컴 캡처

올 시즌 중에도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녔다. 김광현은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만 SK 구단이 허락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 저명 기자 켄 로젠탈은 "김광현은 해외 진출 의지를 갖고 있다"며 "FA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이름"이라고 콕 집었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FA 상위 50인에서 김광현을 42위에 올리면서 계약 규모로 2년 1580만 달러(약 182억 원)을 전망했다.

한 메이저리그 서부지구 소속 구단 스카우트는 "SK가 김광현을 보내줄지 모르겠다"고 갸우뚱했다. 김광현과 SK 양측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하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그림을 그렸으나 SK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SK는 김광현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김광현은 다음 시즌 32살이 된다. 1년이 지날 때마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나이다. 관계자들은 "나이로나 기량으로나 현재가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SK 측은 프리미어12가 끝나고 김광현과 면담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김광현 역시 현재는 프리미어12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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