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홈구장 고척스카이돔 전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내분'이 깊어지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4일 장정석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손혁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이후 장 감독의 재계약 실패에 대한 추측과 논란이 점점 커지자 상세한 이유를 6일 다시 발표했다. 바로 최근 구단 내에서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이슈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장 전 감독을 접견하고 재계약을 논의했다는 제보가 들어온 것.

'옥중 경영' 이슈는 최근 공론화된 일이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이미 조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히어로즈에 따르면 지난 9월 임은주 부사장이 당시 구단 감사위원장이었던 하송 현 대표에게 임상수 변호사, 박준상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연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감사위원회가 감사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임 부사장도 마찬가지로 옥중 경영에 연루됐다는 제보가 들어와 직무가 정지됐다.

키움 고위 관계자는 6일 스포티비뉴스에 "임 부사장이 의혹을 제기할 때 장 전 감독 관련 일을 제보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조사를 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만약 관련 내용이 실제로 없다면 임 부사장이 감사위원회에 거짓말을 한 것이다. 임 부사장은 수많은 녹취록이 있다고 했지만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공은 KBO로 넘어간다. KBO는 히어로즈에 8일까지 경위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토대로 조사위원회를 열 예정. 히어로즈도 앞으로 모든 걸 KBO에 맡기고 결정을 따를 계획이다. 그러나 히어로즈에 따르면 임 부사장은 증거라고 주장한 녹취록과 속기공증을 한 차례도 구단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히어로즈는 KBO에 제출하는 경위서에 관련자들의 진술서, 문서, 모바일 메신저 캡처 등을 포함했다.

다른 증거들도 중요하지만 핵심 증거인 녹취록이 없다면 KBO가 제대로 조사를 하기 어렵다. 이 전 대표의 감독 재계약 지시가 담긴 증거가 제출돼야 모든 이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가 된다. 하지만 임 부사장이 끝까지 제출을 거부한다면 KBO의 조사에 한계가 있다. KBO 관계자는 "KBO에는 수사권 같은 강제력이 없어 자료 제출 요구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히어로즈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까지 오르고도 구단 내부 인물들의 잡음이 일면서 구단 자체의 신뢰도와 대외 이미지가 하락 중이다. 하 신임 대표와 KBO는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책임감을 갖고 있다. KBO가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히어로즈 내분을 정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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