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상수. ⓒ곽혜미 기자
▲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상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마운드가 포스트시즌에서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발견했다.

키움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회 극적으로 9-9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장 끝에 9-11 역전패했다. 키움은 이날 시리즈 4패째를 기록하며 창단 2번째 한국시리즈에서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장정석 키움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똑같은 기대를 전했지만 특별히 한 군데 바람을 드러낸 파트가 있었다. 바로 선발진. 장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 들어가기 전날(21일) "선발투수들이 전보다는 조금만 더 길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로 지친 투수들 때문이었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무려 투수 10명을 썼다. 포스트시즌 역대 팀 한 경기 최다 투수 등판 기록이었다. 플레이오프까지 7경기에서 키움은 총 51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선발 7명을 빼면 산술적으로 경기당 불펜수가 6.3명이었다. 경기마다 모든 투수가 몸을 풀었고 많은 투수들이 살얼음 같은 포스트시즌에 매일 오르다시피 했다.

플레이오프까지 7경기에서 총 28⅓이닝 15실점을 기록한 키움 선발투수들은 오히려 한국시리즈에서 더 불안했다. 1차전 요키시가 4이닝 6실점(3자책점)하고 내려온 것을 시작으로 총 4명이 14⅓이닝 15실점(12자책점) 평균자책점 7.53에 그쳤다. 4경기 불펜 등판 이닝(21⅔이닝)이 선발보다 훨씬 많았다.

결국 불펜투수들은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오주원, 김상수 같은 베테랑들의 구위가 먼저 떨어지면서 젊은 투수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됐고 4차전에서는 8-3의 스코어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플레이오프까지 7경기 평균자책점 1.49를 기록했던 불펜의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은 4.60으로 치솟았다.

주장 김상수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투수들이 다 잘했는데 나나 주원이 형이 좋은 결과를 만들면서 후배들을 이끌지 못해 미안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장 감독이 시리즈 중간 말했듯 불펜투수들은 거듭된 등판에 몸이 안 좋아져 등판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만큼 지친 상태였다.

결국 키움의 남은 과제는 선발진이다. 한국시리즈에서 5이닝을 넘은 것은 이승호(5⅓이닝 2실점) 뿐이었다. 브리검은 3차전에서 3이닝 4실점하고 패한 뒤 4차전에서 불펜 등판해 1⅔이닝 2실점으로 또 패전투수가 되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굳은 등판 의지만큼 구위가 따라주지 않아 이틀 연속 패전을 안았다.

브리검과 요키시뿐 아니라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최원태는 포스트시즌 3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12실점하면서 믿음직한 국내 선발로 남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4경기 11⅔이닝 5실점한 이승호가 가장 큰 수확이었다.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의 존재와 국내 선발진의 큰 경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키움의 한국시리즈 4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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