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고척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민경 기자] "지난해 아버지 때문에 정말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사령탑으로 3번째 우승과 마주한 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감독은 지난해 3월 시범경기를 이틀 앞두고 떠난 아버지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다. 두산은 정규시즌 93승51패로 2위 SK 와이번스를 14.5경기차로 압도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SK에 2승4패에 밀리며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3번 연속 좌절은 없었다. 두산은 26일 고척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와 4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9로 이기며 4승무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통합 우승이자 구단 역대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김 감독은 구단 우승 역사의 절반을 책임지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1년 늦게 아버지에게 우승을 선물한 김 감독은 덤덤하게 "지난해 정말 꼭 우승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시범경기 직전에 돌아가셔서 그런지 그런 마음이 컸다"고 말했지만,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김 감독과 같은 이유는 아니었지만, 선수들도 지난해 정규시즌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도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이 마음 깊이 남아 있었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 오재원 김재호 박건우 김재환 등 몇몇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꼭 이루고 싶었던 것을 이룬 뒤 흘리는 눈물에 공감했다. 김 감독은 "2년 동안 선수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2017년에는 양의지(현 NC)랑 김재호가 아파서 힘든 상황에서도 경기에 나섰다가 실수를 했다. 지난해도 준우승했을 때 '수고했다'는 말보다 '안일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당시에는 김재환, 백동훈까지 외야수 2명이 다 다쳐서 (박)건우가 (부진해도) 끝까지 뛰어야 했다"고 설명하며 "3번째는 부담을 느끼진 않을까 걱정했다. 이번에도 준우승을 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 선수들과 셀카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고척돔, 곽혜미 기자
한편 김 감독은 올해로 두산과 계약이 끝난다. 2015년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지난 2016년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5억 원 등 총액 20억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구단 역대 최고 대우였다. 김 감독은 이제 다시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한국시리즈를 마친 두산의 최우선 과제다.

구단 최초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이끌고 2015년과 2016년, 2019년까지 3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만큼 확실한 대우가 기대된다. 올해 10개 구단 감독 가운데 최고 대우는 염경엽 SK 감독으로 계약 당시 3년 2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나는 이제 FA"라고 농담을 던진 김 감독은 "두산 말고 다른 팀은 생각해본 적 없다. 구단에서 잘 결정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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