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1,2군 타격파트를 이끌 이진영(왼쪽)-박정권 코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한 SK 타격이 재건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진영(39), 박정권(38)이라는 두 명의 초보 코치와 함께다. 

SK는 27일 코칭스태프 충원을 확정 발표했다. 몇몇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던 가운데 타격파트가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모은다. SK는 1군 타격코치로 기존 박재상 코치와 더불어 이진영 코치를 추가 선임했다. 퓨처스팀(2군) 타격은 박정권 코치가 맡는다.

올 시즌 ‘홈런군단’의 위용을 잃으며 표류한 SK 타선은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2군에서도 야수 육성이 더디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지도자 경력이 없는 두 명의 코치가 영입됐으니 결과에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SK 타격파트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군을 이끌었던 정경배 코치가 2군행 대신 두산으로 떠났다. 후임인 김무관 코치는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고민한 끝에 사의를 전달했다. 시즌 중 타격코치를 영입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박경완 수석코치와 박재상 주루코치가 타격파트를 맡는 기형적 구조로 흘러갔다.

그러나 애당초 큰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았다. 수석코치로 할 일이 많은 박경완 코치가 타격에 전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명목상 타격코치일 뿐 여력이 없었다. 

박재상 코치가 일선에 나섰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주루만 생각하고 시즌에 돌입한 코치에게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타격코치 명함은 부담스러웠다. 소통과 특유의 밝음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등 높은 평가를 받은 지점도 있었으나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염경엽 SK 감독은 “타격 부진은 모두 내 탓”이라고 자책했다. 코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자신의 잘못된 인선에 모든 원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선택은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진영 코치의 발탁은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움직인 결과다. SK는 올해 이진영 코치 이전에 다른 지도자를 염두에 뒀지만 개인 사정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첫 과정과 완전히 똑같았다. 그래서 차선을 선택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올해 겪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공감대가 있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최선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차선을 선택하기보다는, 아예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참신한 인물을 찾는 과정에서 정규시즌 막판 이 코치의 이름이 후보군에서 유력하게 거론됐고, 포스트시즌 준비 기간에 최종적으로 낙점됐다.

이진영 코치는 1군 통산 2160경기에서 타율이 0.305에 이르는 대타자 출신이다. 자신의 타격과 이론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SK 타자들은 변화에 실패했을 때 원래 자기 것까지 잃어버리는 문제점이 강했다. 이 코치는 지도자 경험은 부족하지만, 현역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SK에서 오래 뛰기도 했고, 후배인 박재상 코치와 협업도 기대된다.

박정권 코치의 2군 타격코치 부임은 일찌감치 예정된 흐름이었다. 박 코치의 은퇴를 대비해 2군 타격코치를 비워놨다는 시각이 많았다. 역시 지도자 경험은 전무하지만, 긍정적인 대목도 있다. 박 코치는 지난 2년간 1군보다는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구단은 그 과정에서 어린 선수들과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박 코치 또한 “첫 지도자 생활이지만 본의 아니게 2년간 지도자 준비를 한 셈이 됐다. 2군에서 어린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이 선수의 고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면서 선수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SK는 박 코치를 장기적인 1군 타격코치 후보로도 생각하고 있는 만큼 코치 성장에도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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