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막판 체력 문제를 노출한 SK는 트레이닝 파트 보강을 시작으로 내년 대비에 들어간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막판 SK의 타격이 바닥을 치며 팀 성적이 추락하고 있을 때였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한자리에 모였다. 팀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법을 찾기 위한 토론이었다.

그것이 진짜 원인이든 아니든 다양한 의견이 필요했다. 꼭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SK는 최근 몇 년간 비슷한 성적 패턴을 그렸다. 시즌 초반 성적은 아주 좋았다. 그러나 여름에 고비가 타 팀에 비해 자주 있었다. 

실제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직후인 2013년부터 올해까지 4월 성적은 93승65패2무(.589)로 두산(.615)에 이어 해당 기간 2위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여름으로 들어가는 7월 성적은 65승70패1무(.481)로 리그 6위까지 처졌다.

구단도 이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매년 팀 매뉴얼을 수정하곤 했다. 올해는 선수들의 휴식을 비교적 철저하게 관리했다고 자평했다. 그럼에도 8월 이후 경기력이 급락하고 있었다. 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실패한 것이다. 가을 반등조차 이뤄내지 못하고 끝없이 바닥을 팠다. 

여러 의견 중 흥미로운 게 하나 있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이에서도 “웨이트트레이닝이 부족했던 것 같다”는 반성이 일치했다는 것이다. 결국 체력 문제로 귀결됐다. 열심히 운동을 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타 팀에 비해 모자랐다는 게 증명됐다. 굳이 데이터를 보지 않아도, 타자들의 배트스피드는 코칭스태프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처져 있었다. 쉽게 말해 힘이 떨어져 방망이가 안 돌아갔다.

시즌 중에는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수 없다. 더 힘이 빠진다. 시즌 막판에는 손을 댈 방법이 없었다. 과제는 시즌 뒤로 미뤄야 했고 이제 그 과제를 풀어야 할 때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도 행동에 들어갔다. 우선 현재 3명인 1군 컨디셔닝 코치를 그대로 두고 외부에서 1명을 더 충원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 충분히 인정을 받은 지도자로 기대가 모인다.

웨이트트레이닝은 강제로 시킨다고 효율성과 훈련량이 담보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그 효과를 느끼고 중독될 정도로 해야 가장 좋다. SK 코칭스태프의 생각도 같다. 지난해 마무리훈련 당시까지만 해도 선수 자율에 맡겼다. 따로 훈련 시간을 지정해주지도 않았고, 별도의 측정도 없었다. 내년 기조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대신 웨이트트레이닝의 필요성과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만들기로 했다. 뜬구름 잡는 식의 설명이 아닌,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고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끔 숫자와 데이터로 설득력을 더한다는 생각이다. 선수들도 체력 문제에 적잖이 공감하고 있다. 분명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팀 문화가 서서히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