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선수들이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한 뒤 마운드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고척, 곽혜미 기자
▲ 두산 오재일이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연장 10회초 2사 3루서 2루타를 날리며 결승타를 기록했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4승무패로 구단 역사상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고척, 곽혜미 기자
▲ 두산 오재원이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회초 2타점 역전 적시타로 친 뒤 환호하고 있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4승무패로 구단 역사상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이재국 기자] 더 이상 완벽할 수는 없다. 더 이상의 기적은 없다. '미러클 두산'이 2019년 가을에 가장 높은 곳에서 포효했다. 두산 배영수가 마지막 타자 샌즈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면서 포효하자 두산 선수들이 일제히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며 환호했다. 마지막 경기까지 믿어지지 않는 '뒤집기쇼'를 펼치면서 구단 역사상 6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두산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1-9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4승무패로 키움을 꺾고 2010년대의 마지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두산은 이로써 1982년 원년 우승을 시작으로 1995년, 2001년, 2015년, 2016년에 이어 6번째 KS 우승 고지를 밟았다. 아울러 지난 2년 연속 KS 무대에서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풀고 3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2015년 이후 최근 5년 연속 KS에 진출해 3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2010년대 후반을 '두산 왕조' 신화로 만들었다. 

역전승의 명수, 기적의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는 '미러클 두산'은 마지막 경기까지 믿을 수 없는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2회까지 3-8로 뒤져 일찌감치 승기를 내주는 듯했지만 4회에 1점, 5회에 5점을 뽑아내면서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단 4경기 만에 시리즈를 마감시켰다. 역대 4승무패 우승은 8번째이며, 두산 구단으로선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4승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9-9 동점이던 연장 10회초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마지막 승리를 챙겼다. 선두타자 오재원이 9회에 구원등판한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중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정진호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여기서 정수빈이 삼진으로 2사가 됐지만 오재일이 장쾌한 2루타를 치면서 10-9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 김재환이 바뀐 투수 오주원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리면서 11-9로 2점차 리드를 잡았다.

선취점은 키움이 뽑았다. 1회말 선두타자 서건창이 상대 선발투수 유희관에게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서 2사 후 박병호의 강습 땅볼을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가랑이 사이로 빠드리는 실책을 범해 2루주자 서건창이 홈을 밟았다. 이어 제리 샌즈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2-0으로 앞서나갔다.

두산은 돌아선 2회초 곧바로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키움 선발투수 최원태에게 볼넷을 골라나간 뒤 호세 페르난데스의 2루수 앞 병살타가 나왔다. 그러나 두산은 이후 4연속 안타를 집중하며 3점을 뽑아냈다. 김재호의 우전안타 후 박세혁이 우익수 쪽 2루타로 1점을 만회했다. 이어 허경민의 좌전 적시타로 2-2 동점, 오재원의 좌중간 적시타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벼랑 끝에 몰린 키움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곧이은 2회말 무려 6점을 생산하며 1승을 챙기기 위한 몸부림을 쳤다. 이지영의 좌전안로 시작된 무사 만루 찬스에서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로 4-3으로 재역전하면서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을 끌어내렸다. 1사 1·3루에서 이정후의 재치 있는 스퀴즈번트로 3루주자를 불러들였고, 바뀐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2사 후 샌즈와 송성문의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를 얻었다. 스코어는 6-3. 두산이 투수를 김승회로 교체했지만 타자일순 후 타석에 들어선 이지영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8-3으로 달아났다.

▲ 두산 선수들이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회초 오재원의 2타점 역전 적시타로 9-8로 스코어를 뒤집자 덕아웃에서 환호하고 있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4승무패로 구단 역사상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고척, 곽혜미 기자
그러나 두산은 두산이었다. '미러클'이라는 말이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4회초 2사 후 박세혁의 중전안타 후 허경민의 좌주간 적시 2루타로 4-8로 추격을 시작하더니 5회초 5점을 집중시키며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어깨가 불편한 박건우 대신 4회부터 우익수로 들어갔던 국해성이 5회초 시작하자마자 우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정수빈의 중전안타로 무사 1·3루. 키움이 5번째 투수 안우진을 올렸지만 오재일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며 5-8로 3점차로 압박했다.

김재환의 볼넷으로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대타 최주환의 타구가 1루수 직선타가 되면서 이날의 운이 키움 쪽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김재호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면서 3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6-8. 키움 수비진이 허탈해진 순간이었다. 이어 김재호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 박세혁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허경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점수를 올리면서 7-8로 1점차가 됐다. 여기서 오재원이 2타점자리 좌중간 안타를 때리면서 마침내 9-8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고척돔을 사실상 홈으로 만든 두산 팬들은 이날 경기 내내 응원전에서도 압도를 했다. 9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고척돔에는 두산 팬들의 환호와 '승리를 위하여' 찬가가 울려 퍼졌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4승1패,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 무패로 기세 좋게 KS 무대까지 올랐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두산을 뚫지 못하고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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