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박세혁은 주전으로 도약한 첫해 '우승 포수' 수식어를 달았다. ⓒ 고척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스토브리그에서 125억 원을 아끼고 우승 포수를 얻었다. 박세혁(29)은 주전 포수로 도약한 첫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두산 안방의 주인이 된 이유를 증명했다. 

두산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와 4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9로 신승하며 4승무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차전은 7-6, 2차전은 6-5, 3차전은 5-0으로 승리했다.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를 4승무패로 제압하며 통합 우승을 이룬 두산은 3년 만에 영광을 반복했다. 아울러 구단 역대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올 시즌에 앞서 두산은 포수 공백이 클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9년 동안 안방마님으로 활약한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기 때문. 양의지는 4년 125억 원으로 역대 포수 최고 대우를 받고 친정을 떠났다. 

백업 포수 박세혁은 수비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지만, 타격은 물음표였다. 붙박이 5번 타자로 활약한 양의지는 3할 타율에 한 시즌 20홈런은 칠 수 있는 타자였다. 박세혁은 타격 정확도와 홈런 생산 능력 모두 양의지에 미치지 못했다. 

박세혁은 이를 악물고 올해를 준비했다. "양의지의 빈자리"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사비로 해외에서 개인 훈련까지 했다. 양의지의 존재감을 지우지는 못하더라도 부족하다는 말은 듣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본인도 확신하지 못했던 2019년 시즌, 박세혁은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다. 부상 이탈 없이 리그 포수 가운데 가장 긴 1071⅔이닝을 책임졌다. '3루타 치는 포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박세혁은 정규시즌 3루타 9개로 포수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일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6-5 승리와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는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올해 박세혁의 마지막 꿈은 "우승 포수"였다. 다음 달 열리는 '2019 WBSC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태극마크의 꿈도 이뤘으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대표팀에 합류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세혁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 갔다. 4경기에서 12타수 5안타(타율 0.417)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하위 타선에 불을 붙였다. 3차전에서는 데일리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두산은 박세혁이라는 확실한 새 안방마님을 얻으면서 "1선발급 전력을 놓쳤다"는 평가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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