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사 만루 위기를 탈삼진 3개로 넘기며 포스트시즌 ERA 0의 행진을 이어 간 키움 조상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키움 불펜의 핵심인 조상우(25)가 마지막까지 분전했다. 비록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단 1점의 자책점도 기록하지 않는 역투를 펼친 조상우의 활약은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조상우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 8-9로 뒤진 6회 팀의 8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늘 그랬듯 팀의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차분하고 또 강력하게 불을 껐다. 팀이 연장 10회 접전 끝에 9-11로 져 4패로 준우승에 머문 것은 한으로 남았지만 조상우를 탓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8-9로 역전당한 상황에서 키움은 6회에도 위기가 있었다. 6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이영준이 정수빈에게 안타,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경기 양상을 생각할 때 여기서 추가 실점은 그대로 패배를 의미했다. 그러자 키움 벤치는 3차전에 쓰지 않았던 조상우를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다.

조상우의 컨디션은 절정일 때와 차이가 있었다. 구속이 2㎞ 정도 떨어졌다. 여기에 팔이 나오는 느낌도 경쾌하지 않았다. 릴리스포인트가 떨어지는 듯한 인상도 줬다. 아무래도 포스트시즌에서 연이은 등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조상우는 매번 가장 중요한 순간에 등판했다. 남들보다 피로도는 두 배 이상이었다.

선두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에 몰렸을 때까지만 해도 버티지 못하는 듯했다. 공이 날렸다. 그러나 조상우는 투혼을 발휘하며 이를 악물었다. 떨어진 구속에도 불구하고 모든 힘을 짜내 공격적인 승부를 했다. 그 기백이 두산 타자들을 눌렀다.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직전 타석에서 날카로운 타구를 날린 최주환을 삼진으로 잡아낸 게 결정적이었다. 한숨을 돌린 조상우는 김재호 박세혁 타석에서는 패스트볼 승부로 재미를 봤다. 두 선수를 상대로 9개의 공을 던졌는데 변화구는 2개뿐이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공을 던졌고 결국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무사 만루 절대 위기를 넘겼다.

조상우는 7회 교체됐고, 키움은 조상우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뒤집지 못해 탈락했다. 그러나 조상우의 올해 포스트시즌 성적은 기록에 남았다. 조상우는 LG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SK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⅔이닝 무실점, 그리고 두산과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합계 성적은 8경기, 9⅓이닝 무실점이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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