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가을사나이' 박정권이 현역 유니폼을 벗고 지도자로 새 인생을 시작한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가을사나이’ 중 하나인 박정권(38·SK)이 현역을 마감하고 새 출발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별의 시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에 다시 지도자로 만난다.

박정권은 최근 SK 구단과 상의 끝에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굳혔다. 박정권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SK와 4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이 FA 계약이 만료됐다. 최근 2년간 1군보다는 2군에 머문 기간이 길었던 박정권은 선수 유니폼을 벗고 코치 유니폼을 입는 결단을 내렸다.

전주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04년 SK 유니폼을 입은 박정권은 올해까지 1군 통산 1308경기에서 타율 0.273, 178홈런, 679타점을 기록한 슬러거다. 오랜 기간 SK의 중심타선을 지키며 핵심적인 몫을 해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팀의 리더로 오랜 기간 활약하며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 몫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가을에 대단히 강한 선수로 팬들의 뇌리에 기억될 전망이다. 박정권은 포스트시즌 통산 62경기에 나가 타율 0.296, 11홈런, 40타점을 기록하며 대활약했다. ‘가을정권’이라는 별명도 그렇게 붙었다. 포스트시즌 홈런 기록은 이승엽, 우즈에 이어 역대 3위이며 타점 또한 역대 공동 3위다. 

박정권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누구나 끝은 있다. 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은퇴하는 선배들이 시원섭섭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나는 시원한 게 더 큰 것 같다”고 웃으면서 “아쉽지 않은 선수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선수를 그만한다는 아쉬움보다 선수 생활을 어떻게 했느냐는 아쉬움이 조금 더 남는 것 같다.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고 했다.

팬들에게는 재차 고개를 숙였다. "무쇠로 만든 박정권"이라는 히트 응원가를 배출했고, ‘정권이 내’라는 신조어를 만드는 등 팬들의 컬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정권은 “참 감사하다. 그런 별명도, 가을 이미지를 남기고 가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가을 이미지를 싫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것도 괜찮은 것 같다”고 웃었다.

박정권은 지도자로 새 인생을 시작한다. SK는 올 시즌 퓨처스팀(2군) 타격코치가 공석이었다. 구단 안팎에서는 “박정권의 자리를 비워둔 것 아니겠는가”는 전망이 대세였다. 실제 박정권은 2군 타격코치로 부임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보 코치지만 지난 2년간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머문 기간이 많았던 박정권이다. 2년간 후배들도 여러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지도자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가을의 끝자락에 새 도전을 선택한 가을사나이가 팬들과 다시 만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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