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리즈 데일리 MVP를 차지한 주인공들이다. 1차전 오재일, 2차전 박건우, 3차전 박세혁(왼쪽부터)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아직 한국시리즈(KS)는 끝나지 않았다. 4승을 먼저 해야 끝나는 게임이다.

그러나 두산이 3승을 먼저 거두면서 우승 고지에 성큼 다가선 것만은 사실이다. 역대 KS에서 3연승 후 4연패로 리버스 스윕을 당한 전례가 없다. 1~3차전 3연승을 올린 10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그 중 무려 7차례는 여세를 몰아 4차전에서 4승무패로 승부를 끝냈다. 상대의 반격 속에 시리즈가 길어졌다고 해도 5차전 1차례(1983년 해태 4승1무 우승), 6차전 1차례(1988년 해태 4승2패 우승), 7차전 1차례(2000년 현대 4승3패 우승)가 전부였다.

키움이 사상 최초로 3연패 후 4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을 만든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만약 두산이 4차전 단기 시리즈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누구일까.

우선 야수 쪽에서 찾는다면 1차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오재일이 있다. 1차전 6-6 동점이던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승부의 흐름을 두산 쪽으로 끌어당겼다. 1차전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린 오재일은 2차전에선 0-2로 끌려가던 4회 동점 2점홈런을 터뜨리면서 극적인 승리 드라마의 밑거름이 됐다. 이어 3차전에서도 3회초 4-0으로 달아나는 좌중간 2루타를 쳐냈다. 오재일은 3차전까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4안타(13타수)를 때리면서 타율 0.308을 기록 중이다.

2차전 끝내기 안타에 이어 3차전에서 승기를 잡는 홈런포를 터뜨린 박건우도 빼놓을 수는 없다. 1차전 5타수 무안타, 2차전 3번째 타석까지 이번 KS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그는 2-5로 뒤진 8회말 중전안타로 나가 득점을 올리면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5-5 동점으로 따라붙은 9회말 2사 2루서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데일리 MVP에 올랐다. 3차전에선 1-0으로 앞선 3회 값진 2점홈런을 날려 3-0 리드를 잡았다.

박건우는 타율이 아직 0.200(15타수 3안타)이라 다소 부족하지만, 임팩트는 컸다. 홈런 1방에 3타점을 기록하고 있어 4차전에서 타율만 좀 더 올린다면 MVP 후보가 될 수 있다.

3차전 데일리 MVP로 뽑힌 박세혁도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3회에 무사 1루서 우익선상 1타점 3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8회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3차전에서 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타율 0.429(7타수 3안타)로 두산 타자들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박세혁은 1차전에선 1-0으로 앞선 2회말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2차전에서는 볼넷과 병살타 1개씩을 기록한 뒤 교체됐지만, 이날 3차전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만약 박세혁이 KS MVP를 받는다면 아버지 박철우(현 두산 퓨처스 감독)가 해태 시절이던 1989년에 KS MVP를 받은 바 있어 '사상 최초 부자 KS MVP' 역사를 쓰게 된다.

데일리 MVP에 뽑히지는 않았지만 4차전 활약에 따라 MVP 후보에 오를 선수도 있다. 그 중에서 타율 0.400에 볼넷 4개, 도루 1개, 1득점을 기록한 정수빈도 유력 후보다. 정수빈은 2015년 KS MVP를 받은 바 있다. 두산 역사상 최초로 2차례 KS MVP 수상자 가능성도 있다.

김재호도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75(8타수 3안타)와 3타점을 기록 중이다. 4차전 이후 활약에 따라 KS MVP가 될 수도 있는 성적이다. 3루수 허경민은 수비 하나만으로도 인정을 받는다. 실책 없이 4안타(12타수)를 기록하며 정수빈과 팀 내에서 최다안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는 점을 주목해봐야 한다.

▲ 두산 마무리투수로 변신한 이용찬 ⓒ한희재 기자
투수 중에서는 3차전까지 2승을 거둔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이다. 4차전 선발투수도 유희관이어서 두산의 승리로 끝난다면 오히려 불펜 투수 중에 MVP 후보를 찾아야한다. 이번 KS에서 마무리투수로 변신한 이용찬은 2경기에 등판해 1승1세이브를 올렸다. 4이닝을 던져 3안타 1볼넷 0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승리나 세이브 추가시 투수 중에서는 MVP 유력 주자가 될 수 있다.

KS가 장기전으로 치닫게 되면 데이터가 많이 쌓이고 후보도 압축되지만, 4차전으로 끝난다면 표본수가 적어 변수가 많다. 최종 4차전의 인상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로선 누구에게나 MVP 가능성이 열려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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