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성필 기자, 이충훈 영상 기자] "다치지 않고 돌아와서 다행이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27, 토트넘 홋스퍼)의 귀국 소감에서는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이 자주 나왔다.

축구대표팀은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16명이 16일 오후 평양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서 환승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리그 3차전에서 북한과 0-0으로 비겼다. 생중계가 이뤄지지 않아 어렵게 문자로 전해오는 소식만 알 수 있었다.

손흥민은 "일단은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며 원정 승리 없이 승점 1점에 그친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평양 원정은 여러모로 경기 내, 외적인 부분으로 힘든 것들이 많았다. 손흥민도 "개인적으로 우리가 얻어 오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승리가 없었던 것은 정말 아쉬웠다"면서도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도 수확이었다. 경기가 거칠었다. 그쪽(북한) 선수들이 예민하게, 거칠게 반응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무승부는 현실적인 결과였음을 전했다.

4만 관중이 예상됐던 경기는 무관중이었다. 빈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당황이 될 수밖에 없을 터, 하지만 손흥민은 "당황하기보다는 우리를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느꼈다. 상당한 피해를 안고 뛰는 것은 그쪽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 경기를 하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 잠자고 먹고 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워낙 거칠었던 경기였기에 경기 도중 손흥민이 북한 선수단을 중재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는 ""사실 축구를 하다 보면 충분한 몸싸움이 허용된다. 그런데 누가 봐도 거칠게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그쪽 선수들이 예민했다. 작전일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이 다른 경기보다 많았고 예민하게 반응했다"며 북한의 전략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 중 욕설도 많이 들었다는 손흥민이다. 그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 선수다"며 욕설을 극복했음을 강조했다. 또, "(욕설을)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다시 한번 부상을 당하지 않고 돌아와 다행이라는 손흥민은 인조 잔디 등 특수했던 경기장 상태에 대해 "축구에 집중하기보다는 최대한 다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늘 해보지 않았던 경기장이다. 핑계라면 핑계지만 부상 위험이 많았다"고 상황을 되짚었다.

또, "인조 잔디 상태 여부를 떠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천연잔디와 비교하면 당연히 좋지 않았다. 100%의 경기력을 보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축구 선수로서 그런 것은 핑계다. 홈 경기가 남았다.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게 하겠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북한은 얼마나 선수단을 통제했을까, 손흥민은 "통제된다는 생각보다는 그런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 예민한 문제였다.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하루 전 들어가서 최대한 좋은 몸 상태를 만들었다.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했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테블릿 PC 등 전자기기를 반입하지 못했던 대표팀이다. 지원스태프가 자명종 시계를 각자 지급, 아날로그로 돌아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잠을 많이 잤기 때문이다. 선수들끼리 좋은 시간이었다. 재미있는 웃음거리를 이야기했다. 경기적인 부분보다는 선수들도 다 큰 성인이고 프로팀 생활을 하고 있다. 긴장을 풀어주게 자유롭게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대북제재로 모든 물품을 다 가져온 대표팀이다. 유니폼 교환에 대해서는 "굳이 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또, 북한의 호날두로 불리는 한광성에 대해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며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성필 기자, 이충훈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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