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짠돌이'로 불리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홋스퍼 회장, 민머리가 인상적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7)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다니엘 레비 회장은 '짠돌이'로 불린다. '저비용 고효율'에 기반한 선수 영입을 잘하기 때문이다.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그랬다. 숱한 대형 선수의 이름이 오갔고 이적시장 마지막 날 지오바니 로 셀소, 라이언 세세뇽을 영입했다. 이들의 영입이 생각보다 늦어졌던 이유는 이적료를 깎기 위함이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쏟아졌다.

그냥 깎은 것이 아니다. 로 셀소의 경우 부상을 안고 토트넘에 합류했다. 레비 회장은 "당장 새 시즌에 나서야 하는데 부상을 안고 왔으니 전력에 도움을 주지 못하지 않나"라며 전 소속팀 레알 베티스(스페인)와 밀고 당기기에서 성공했다.

베티스는 줄기차게 5천5백만 파운드(808억 원)를 요구했다. 머리를 굴린 레비 회장은 임대 영입 후 내년 여름 완전 이적을 결정하는 조건을 달았다. 거액의 지출을 줄이면서 베티스의 급소까지 찌른 계약이다. 베티스가 토트넘으로부터 이적료를 받게 되면 이전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프랑스)에 일부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대 후 완전 이적은 이를 피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레비 회장의 마라톤협상에 의한 선수 영입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대중지 '익스프레스'는 21일(한국시간) '레비 회장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더 큰 돈을 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탕귀 은돔벨레의 경우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인 6천3백만 파운드(930억 원)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지를 마음이 있다면 얼마든지 시장에 자금을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레비 회장은 현실을 자각했다. 토트넘은 10억 파운드(1조5천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건설하면서 부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는 "토트넘이 세계적인 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선수 영입에 애를 먹은 이유를 재차 전했다.

이어 "상향식으로 (팀을) 만드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본을 다져놓아야 향후 대형 선수 영입을 해도 구단 재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거액을 들여 선수 영입을 하고 구단 인지도를 높여 명문 구단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나 역시 토트넘의 팬이고 운동장에서 이기고 싶다"며 모두의 바람을 모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최선의 방법으로 팀을 관리하고 있다"며 실리주의에 기반해 계속 운영하는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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