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아시안게임을 위해, 올림픽을 위해 1년을 준비하고, 4년을 준비한다. 이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기록을 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때가 많아서 더 아쉽다. 더 집중해서 해야 한다."
아시안게임엔 1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판가름이 나는 종목이 있다. 바로 '육상의 꽃'이라는 남자 100m 달리기다. 한국 육상 최고의 스타 김국영이 10초 벽을 허물기 위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25일 밤 9시 예선으로 시작해, 순조롭게 다음 단계로 진출한다면 26일 밤 8시 45분부터 준결승, 밤 11시 25분엔 결승을 치를 예정이다.
24일 겔로라붕카르노스타디움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김국영의 얼굴은 편안했다. 경기를 하루 앞둔 선수라고 보긴 어려웠다. 그는 "진천 선수촌에선 긴장 속에 훈련했지만, 비행기를 타는 순간 부담감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웃었다.
김국영은 이번 대회에 철저히 도전자로 나선다는 생각이다. 이번 시즌 기록으로 따지면 김국영은 아시아에서 12번째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6월 정선에서 세운 10초20이 최고 기록이다.
라이벌들은 조금 더 앞서간다. 수빙톈, 시에전예(이상 중국), 바라카트 알 하르티(오만)가 이미 9초 대 기록을 세웠다. 10초 대를 따지면 야마가타 료타, 기류 요시히데 등 일본 선수들을 비롯해 촘촘하게 줄을 섰다.
김국영은 "지난 2,3년 사이에 9초 대 선수들이 아시아에서 많이 나왔고 수준이 높아졌다. 저도 기록을 계속 깨고 있지만, 아시아 선수들도 기록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극을 받는 것 같다. 라이벌이 아니라 도전자 처지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한 번 해보겠다"면서 의지를 다졌다.
10초07로 한국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국영의 얼굴은 편안했다. 메달 도전과 함께 '마의 10초 벽'에 도전하는 의미도 있지만 부담감을 버리려고 한다. "아시안게임처럼 큰 대회에서 9초 대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예선, 준결승, 결승까지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얕볼 수 있는 선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1,2등이 모였다. 저도 한국에선 1등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층 여유 속에 자신의 몸 상태 조절에 힘을 쓰고 있다. 그는 "괜찮다. 컨디션이 좋다고 해서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안 좋다고 해서 기록이 또 안 나오는 것도 아니다. 당일에 잘 맞춰서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좋은 경기를 다짐했다.
100m는 정말 '찰나'에 경기가 시작되고 끝난다. 보는 이들도 마음을 졸이지만 직접 뛰는 선수들의 마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그 한 번을 잘해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반복 훈련해야 한다. 수 년을 준비해 단 10초로 평가받는 100m는 가혹한 종목이 아닐까. 그리고 그 차이는 0.01초 단위로 갈린다.
김국영은 "허무할 때가 많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올림픽을 위해 1년을 준비하고, 4년을 준비한다. 이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기록을 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때가 많아서 더 아쉽다. 더 집중해서 해야 한다. 더 많은 노력,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속상하지만, 그래서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국영은 팬들에게 출발을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스타트에서 실수하면 끝이다. 100미터 경기는 이렇게 보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사실 스타트를 잘 끊으면 선수도 느낌이 있다. 스타트에서 앞으로 나와 중간까지 앞에 있다면 아시아 무대에선 해볼 만하다. 후반부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육상 종목이 시작되는 첫날 한국의 간판 스타가 출전한다. 김국영은 "한국 육상이 세계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도 좋은 경기력은 못 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패배 의식보단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준비했다. 한국 육상에 많은 응원 보내주시면, 더 좋은 경기력과 메달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자신을 비롯한 한국 육상 선수들에게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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