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을 수 없는 난조를 보인 아롤디스 채프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33)은 11일(한국시간) 미네소타 원정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다. 5-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홈런 두 방을 얻어맞고 끝내기 패배의 희생양이 됐다.

선두 폴랑코에게 안타를 맞은 채프먼은 도날드슨에게 좌중월 동점 투런포를 맞고 블론세이브가 올라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스투디요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채프먼은 크루스에게 중월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하고 고개를 떨궜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공 9개를 던졌는데 안타 4개를 맞았고, 그중 홈런이 두 개였다. ‘0이닝 4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에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0.39에서 1.96까지 치솟았다. '역대급' 페이스였던 평균자책점에 어마어마한 흠집이 났다.

채프먼은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구속이 예전만 못했다. 채프먼의 이날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6.5마일(155.3㎞)로 시즌 평균(98.8마일)보다 2.3마일(3.7㎞)이나 떨어졌다. 몸이 이상하지 않고서야 저런 구속이 나올 리 없으니 현지 취재진도 몸 상태를 물어본 것이다.

그런데 혹자들은 채프먼의 구속은 물론 떨어진 회전수에도 주목했다. 채프먼의 이날 포심 평균 분당 회전수(RPM)는 2323회에 그쳤다. 시즌 평균(2452회)보다 129회나 낮았다. 표본이 7구밖에 되지 않지만 분명 비정상적인 낙폭이었다. 최근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으로 회전수에 민감한 현지 언론들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채프먼은 결백을 주장했다. 채프먼은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면서 최근 MLB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선수 생활 내내 공에 어떤 물질은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맹세했다. 그간 공과 손의 접착력을 강하게 해주는 이물질을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날 채프먼의 구속 및 회전수 저하는 일단 컨디션 난조일 가능성이 높다. 구속도, 회전수도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구속이 일정한데 회전수가 이 정도로 떨어졌다면, 팀 동료인 게릿 콜과 비슷한 의심을 받았을 것이다. 다만 이런 의혹을 완벽하게 벗으려면 다음 등판에서 시즌 평균과 유사한 수치가 나와야 한다. 최고 마무리 투수로 뽑히는 채프먼의 명예 회복이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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