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우완투수 주권(왼쪽)이 25일 열린 KBO 연봉 조정위원회로 출석하면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KBO, 고봉준 기자] kt 위즈와 주권(26)의 연봉 줄다리기를 놓고 열린 KBO 조정위원회가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역대 2번째이자 2002년 류지현(50) 이후 19년 만의 선수 승리다.

KBO는 25일 “비공개로 진행된 조정위원회에서 kt가 제시한 2억2000만 원보다 주권이 요구한 2억5000만 원이 더 합당하다고 판단했다”면서 kt가 주권에게 올 시즌 연봉으로 2억50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지난해 77경기에서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활약하며 kt의 사상 첫 홀드왕으로 등극한 주권은 기존 연봉 1억5000만 원에서 최소 1억 원의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구단은 2억2000만 원을 마지노선으로 고수하면서 평행선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양측은 연봉조정 신청 마감 시한인 11일 오후 6시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고, 주권이 이날 KBO로 연봉조정을 신청했다. 그리고 18일 양측이 연봉산정 근거자료를 모두 제출하면서 조정위원회가 열리게 됐다.

이날 조정위원회는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 5명의 조정위원들이 3시간 가까이 논의를 거쳤고, 주권과 kt 조찬관 운영팀장이 각각 출석해 소명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리고 조정위원회는 최종적으로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 kt 조찬관 운영팀장이 25일 열린 KBO 연봉 조정위원회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로써 주권은 KBO 조정위원회 역사상 두 번째로 승리를 거둔 선수가 됐다.

1982년 KBO 출범 후 지난해까지 조정위원회는 총 20회 열렸는데 구단이 모두 19차례 우위를 점했다. 선수가 이긴 유일한 사례는 2002년 LG 트윈스 류지현으로, 당시 LG는 기존 연봉 2억 원에서 1000만 원 삭감된 1억9000만 원을 제시했지만, 류지현은 2억2000만 원을 요구해 승리를 거뒀다.

이후 2010년과 2011년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과 이대호가 각각 조정위원회로 향했지만, KBO는 모두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이처럼 역대 조정위원회에서 구단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제도의 한계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9년간 조정위원회 자체 또한 열리지 않아 유명무실 상태로 놓였다. 그러자 KBO는 이번 조정위원회를 앞두고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양측의 추천인사를 조정위원으로 배석하고, 선수와 구단 관계자가 출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미비한 부분을 보완했다.

실제로 주권과 kt 조찬관 운영팀장이 이날 조정위원회로 직접 나와 각자 소명의 시간을 가졌다.

스포티비뉴스=KBO, 고봉준 기자
제보> underdog@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