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WBC 당시의 릭 밴덴헐크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현역으로 뛰었다고, 혹은 나이가 들었다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식는 것은 아니다. 릭 밴덴헐크(36)도 마찬가지다. 그는 여전히 야구 심장에 허전한 것이 있고, 더 뛰며 그것을 채워 넣고 싶어 한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뒤 아직 새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밴덴헐크는 방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한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 목적지가 일본이든, 한국이든, 혹은 미국이든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디가 되든 공을 더 던지고 싶다는 것이다. 다만 한 달이 지난 지금 시점까지 밴덴헐크와 손을 잡은 팀은 없었다.

밴덴헐크는 한국에서 삼성 소속으로 2년간(2013~2014) 뛰며 좋은 인상을 남긴 투수다. 12월 초까지만 해도 외국인 선수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KBO리그 구단들이 몇몇 있어 관심을 보일지 흥미로웠다. 다만 밴덴헐크 영입을 고민한 구단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유는 나이와 기량 저하였다. 한 베테랑 외국인 담당자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 선수였고 만나는 일본 구단 관계자들의 평가도 전반적으로 좋았던 기억이 있다”면서도 “성적이 꾸준히 하락세고 나이가 많다. 현 시점에서 KBO리그 구단들이 볼 만한 선택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밴덴헐크는 2017년(25경기 153이닝 13승7패 평균자책점 3.24)를 정점으로 내리막이다. 2018년 평균자책점은 4.30이었고, 2019년과 2020년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제대로 뛰지 못했다. 소프트뱅크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밴덴헐크에 대한 데이터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 팀이 없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만큼 관심 밖에 있었다는 의미다.

밴덴헐크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양 리그에서 활약했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현역을 연장하는 것은 어렵다. 동양 리그에서 많은 돈을 벌기는 했지만 미국에서도 잊힌 선수가 됐을 공산이 크다. 결국 자신이 활약했던 곳보다 훨씬 아래 수준의 리그를 보거나, 혹은 현역을 마무리하는 단계로 갈 것이 유력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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