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가 됐던 릴리스포인트를 수정하고 2020년 재도약에 나서는 이승진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승진(25·SK)은 2019년 시즌 중반 비디오와 씨름하고 있었다. 자신의 투구 영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도대체 왜 구속이 나오지 않는지, 그 문제를 반드시 찾아야 했다. 다행히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2018년 투구영상과 2019년 투구영상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었다.

2018년 SK 마운드에 혜성처럼 등장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이승진이다. 34경기에서 41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해 가능성을 내비쳤다. 긴 이닝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러나 더 큰 기대 속에 맞이한 2019년 성적은 쭉 처졌다. 시즌 초반부터 고전하더니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05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1군 소화이닝은 고작 19이닝이었다. 퇴보였다.

무엇보다 구속이 떨어졌다. 그래도 140㎞대 중반의 공을 던졌던 이승진의 구속은 아무리 세게 던져도 141㎞만 찍혔다. 전광판의 구속을 본 이승진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승진은 “1군에만 가면 137~138㎞니 당황스러웠다. 주무기인 커브도 잘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점은 분명했다. 릴리스포인트가 뒤로 밀려있었다. 앞에서 공을 때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승진은 “그러다보니 커브도 (타자에게) 너무 일찍 보였다”고 돌아봤다. 

문제점을 찾았으니 그 원인을 분석해야 했다. 오랜 기간 고민하던 이승진은 답을 내렸다. 이승진은 “더 빠르고 힘 있는 공을 던지기 위해 2019년을 앞두고 체중을 5㎏ 정도 불렸다. 이것이 공을 놓는 지점에 영향을 줬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스프링캠프 때까지는 아주 좋았다. 최고 구속이 140㎞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시범경기까지도 계속 괜찮은 투구가 이어졌다. 스스로도 “올해 일 한 번 내보자”고 다짐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 일시적인 상승세는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를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 번 틀어진 방향은 좀처럼 바로 잡히지 않았다. 한 번 불어난 체중을 시즌 중에 원위치시키는 것이 자체가 쉽지 않았다. 

문제를 알았으니 이제는 수정할 때다. 이승진은 다시 체중을 줄였다. 이승진은 “2018년 시즌 전 체중으로 돌아갔다”면서 “확실히 릴리스포인트가 좋은 성적을 냈을 때로 돌아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대만 윈터리그에서는 스플리터 연마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이승진은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죄송스러울 정도”라면서도 “그래도 스플리터의 결과는 좋았다. 결정구로도 썼고, 카운트를 잡는 데도 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어쩌면 이승진의 위치는 2018년 시즌 전으로 돌아갔을지 모른다. 1군 진입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이승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대담하게 가겠다는 생각이다. 이승진은 “자신감이 투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지난해 경험으로 알았다. 공이 좋지 않을 때도 어떤 생각으로 던지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그래도 구속과 커브의 각 등 모든 것이 다 좋아진 느낌이다. 자신 있게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년의 시행착오가 이승진을 더 좋은 선수로 만들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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