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류현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토론토 선수단을 보는 현지 언론의 가장 큰 뉘앙스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류현진(34)을 둘러싼 대우였다. 2020년, 2021년 전반기까지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에이스’였다. 그러나 후반기부터는 의심의 눈초리가 너무 강해졌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계약한 류현진은 그간 토론토에 없었던 ‘에이스의 안정감’을 제공했다.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 성적은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로 여전히 수준급이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라는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2021년 전반기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17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잘 던지는 경기가 그렇지 못한 경기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 14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하자 시선이 확 달라졌다. 요약하면 “하락세에 빠졌다”라는 게 현지 언론의 맹공이었다.

심지어 2022년 팀 전망을 내놓으면서 “로비 레이가 FA 자격을 얻어 이적한다고 해도 류현진은 2~3선발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다수다. 야속한 일이기는 하지만, 성적으로 평가를 받는 게 프로이기에 류현진도 감수를 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 또한 27일(한국시간) 류현진의 올해 부진과 내년 전망을 다루면서 “류현진은 고전할 때마다 자신의 커맨드(공을 던지고 싶은 위치에 던지는 능력을 총칭)가 원하는 만큼 날카롭지 않다는 이유를 자주 들었다”면서 빠른 공이 없는 대신 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가 무기인 류현진으로서는 치명적인 부분이었다고 돌아왔다.

또한 체인지업과 커터의 헛스윙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최근 네 시즌 중 가장 높은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남은 두 시즌 동안 각각 20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다. 계약 후반기는 항상 전반기보다 더 낮은 가치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4000만 달러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년의 성적을 놓고 보면 류현진 계약은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본전 이상의 가치를 했다. ‘팬그래프’가 집계한 류현진의 지난 2년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4.4고, ‘팬그래프’는 이 숫자가 총 35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은 올해 2000만 달러를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단축 시즌 탓에 약 740만 달러만 받았다. 토론토의 류현진 장사는 아직 흑자이며, 올해도 어느 정도 자신의 연봉에 부합하는 활약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팬그래프’는 류현진이 올해 1980만 달러의 가치를 해냈다고 평가했다.

통계프로젝션인 ‘스티머’가 예상한 류현진의 2022년 성적은 올해와 거의 비슷하다. 특별히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크게 떨어지지도 않을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3년차까지만 그 정도 성적을 내준다면, 류현진의 4년 계약은 본전 이상의 성공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디 애슬래틱’ 역시 “2021년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가운데 토론토는 류현진이 후반기 고전을 통해 적응의 길을 찾을 것이며, 그에 대한 믿음은 다음 시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며 구단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시사했다. 류현진도 시즌 막판 조정을 통해 문제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잘 던지면 평가는 언제든지 다시 바뀔 수 있는 게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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