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먹튀 우려를 모으고 있는 크리스티안 옐리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크리스티안 옐리치(30·밀워키)는 2018년과 2019년 리그 최고의 타자를 뽑을 때 항상 거론되던 선수였다. 2017년까지 ‘좋은 선수’였던 옐리치는,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괴물 같은 활약을 하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옐리치는 2018년 147경기에서 타율 0.326, 36홈런, 1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0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2019년은 MVP 수상에는 실패(2위)했으나 130경기에서 타율 0.329, 44홈런, 97타점, OPS 1.100을 기록하며 비율적으로는 더 나은 시즌을 보냈다.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선수. 그런 옐리치를 장기적으로 묶어두고 싶은 욕심이 드는 건 당연했다. 밀워키는 2020년부터 2028년까지 계약을 모두 커버하는 9년 2억1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제안해 옐리치의 사인을 받아냈다. 2029년에는 상호 옵션까지 걸려 있는 장기 계약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계약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부터 추락이 시작됐다.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지난해 옐리치의 OPS는 0.786으로 뚝 떨어졌다. 리그 평균보다 고작 10% 나은 수준이었다. 서서히 우려가 시작됐다.

팀은 코로나 펜데믹의 여파라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실제 단축시즌은 너무나도 변수가 많았고, 일시적으로 성적이 떨어진 스타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풀시즌으로 돌아온 올해 성적은 더 떨어졌다. 옐리치는 117경기에서 타율 0.248, 9홈런, 51타점, OPS 0.736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냈다. 리그 평균 OPS보다도 살짝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가면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후반기 성적이 안 좋았다. 옐리치는 전반기 59경기에서 OPS 0.768, 후반기 58경기에서는 OPS 0.702에 그쳤다. 후반기 막판부터는 아예 장타가 사라졌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데이비드 스턴 밀워키 야구부문 사장은 시즌 결산 인터뷰 당시 “옐리치의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상적인 신체 조건에서 시즌을 치렀다”고 말했다. 차라리 어디가 아팠다면 이해라고 가능한데, 그렇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옐리치와 궁합이 잘 맞았던 앤디 헤인스 타격코치의 하차와도 “연관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옐리치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또한 27일(한국시간) 내년 밀워키의 로스터를 분석하면서 “타율 0.248, 장타율 0.373으로 시즌 내내 매우 큰 차이로 커리어 최저를 기록했다. 마지막 36경기에서는 1홈런에 그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며 “옐리치는 내년 7년 연장 계약에 들어가면서 기본급이 2600만 달러로 오른다”고 우려했다.

대형 FA 선수들이 30대 중·후반에 추락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옐리치는 1991년생으로 아직 한창 전성기에 있어야 할 나이다. 그런 옐리치의 성적이 OPS 0.800 이하에 머문다면 이건 밀워키의 재앙이나 다름없다. 옐리치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꼬박 연간 2600만 달러씩을 받고, 2029년은 2000만 달러의 상호 옵션 조항이 있다. 2029년 바이아웃은 650만 달러다. 밀워키의 속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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