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대반격을 준비 중인 류현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9월 20일(한국시간) 토론토는 류현진(34)을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이유는 목 근육 통증이었다.

9월 18일 미네소타전(2이닝 5실점) 이후 자고 일어나니 다음 날 목 근육이 뻐근했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류현진의 목 근육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열흘을 싹 빠질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대체적인 추측이다. 당시 부진에서 뭔가를 조정하기 위해 시간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류현진도 불펜피칭을 계속하며 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류현진의 8월 평균자책점은 6.21에 불과했다. 잘 던지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기복이 컸다. 9월 등판도 울퉁불퉁했다. 9월 7일 양키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다음 등판인 12일 볼티모어전(2⅓이닝 7실점)과 미네소타전은 부진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시즌 막판 팀이 급한 상황에서도 류현진의 회복과 조정을 배려했다.

올 시즌 기대 이하의 부진(31경기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 탓에 토론토 로테이션에서 입지가 축소됐다는 현지의 시각도 나온다. 실제 올해 마지막 순간 ‘에이스’로 평가된 것은 로비 레이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앞으로 2년 4000만 달러의 계약이 더 남았다. 토론토 로테이션의 핵심으로서의 위상은 토론토의 막판 믿음과 배려에서 충분히 증명됐다는 시각도 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토론토 담당기자 케이틀린 맥그래스는 8일(한국시간) 토론토의 오프시즌 및 내년 전망을 바라보면서 “류현진의 고르지 못한 시즌과 후반기에서의 부진은 토론토에서의 마지막 2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도 “여전히 토론토는 류현진의 조정을 마지막까지 믿고 있었다”며 류현진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설명했다.

마지막까지 류현진을 믿었고, 그 마지막 과정이 2022년에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 또한 토론토를 떠날 때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마지막 경기에서 되찾게 돼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8월, 9월부터 이런 투구를 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지금 이 순간에도 생긴다. 그래도 위안을 삼자면 마지막 경기에서라도 승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돌아봤다. 뭔가의 실마리를 찾은 뉘앙스였다.

당장 로비 레이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5선발로 활약한 스티븐 매츠도 마찬가지다. 현재 로테이션에서 내년 계약이 보장된 선수는 류현진, 호세 베리오스, 알렉 마노아 정도다. 이중 마노아는 2년차 징크스를 피해간다는 보장이 없다. 네이트 피어슨 등 젊은 선수들은 검증된 게 없다. 토론토는 레이를 잡지 못하면 외부 FA에 눈을 돌릴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만 없다면 확실한 ‘상수’인 류현진의 가치는 분명 환하게 빛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려 세 구장을 홈으로 쓰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년부터는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부진했던 후반기는 지나갔다. 류현진과 토론토는 앞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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