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넉넉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김하성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팀 내야의 살림꾼 몫을 했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이탈이 뼈아프다. 크로넨워스는 1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원정 경기에서 왼손에 공을 맞았다.

훌리오 우리아스의 빠른 공이 몸쪽으로 붙었는데 배트가 나가다 멈췄으나 공을 피하지 못했다. 크로넨워스는 부상임을 직감한 듯 손을 털었다. 경기를 더 진행할 수는 없었고, 샌디에이고는 크로넨워스가 빠진 유격수 자리에 김하성(26)을 투입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유격수 백업 1순위 선수였다. 시즌 초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잦은 부상 이탈 당시 주전으로도 뛰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타티스 주니어의 어깨 부상이 계속되자 그를 외야로 보내고, 김하성 대신 크로넨워스를 주전 유격수로 썼다. 빈 2루는 이적생 애덤 프레이저가 채웠다. ‘타티스 부상=김하성 출전’의 공식은 더 없었다.

크로넨워스가 빠지자 김하성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에도 샌디에이고는 다른 선택을 했다. 어깨 보호차 외야수로 출전했던 타티스 주니어를 다시 유격수로 불렀다. 타티스 주니어는 12일 LA 다저스전에서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고, 13일 경기에서도 같은 자리에 위치했다. 김하성은 다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크로넨워스가 부상자 명단에 갈 상황은 아니며, 샌디에이고가 임시방편을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타티스 주니어를 올해 유격수로 쓸 계획은 아니었지만, 크로넨워스의 결장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자 일단 몇 경기만 타티스 주니어의 포지션을 바꿨다는 것이다. 김하성의 공격력이 못 미더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MLB.com은 12일 “크로넨워스의 부상으로 유격수 자리가 비었고, 샌디에이고는 결정을 내렸다. 금요일 밤 크로넨워스는 백업 선수인 김하성으로 교체됐지만,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공동 2위인 샌디에이고는 공격력이 절실한 상황이다”면서 “김하성은 훌륭한 수비수이기는 하지만, 타석에서 많은 것을 제공하는 선수는 아니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실제 김하성은 12일까지 올 시즌 105경기에 나갔으나 타율 0.203, OPS(출루율+장타율) 0.606에 머물고 있다. 마지막 홈런은 8월 2일에 나왔다. 선발 출전할 때마다 안타 하나씩은 기록하는 경우가 많으나 그 이상의 인상은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멀티히트 경기도 7월 18일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김하성에게도 출전 기회를 주며 감각을 유지하게 하는 게 팀으로서도 이득이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지금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일단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최대한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로 라인업을 짜고 있고, 김하성이 소외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야속하지만 지금 그것이 샌디에이고와 김하성의 현실이다. 이 틀을 깨뜨릴 만한 강렬한 인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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