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구위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는 켄리 잰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12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접전 끝에 5-4로 이겼다. 선발 워커 뷸러가 7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잘 던졌고, 1점차라는 빡빡한 리드에서 켄리 잰슨(33)이 문을 굳게 닫았다.

잰슨은 선두 카라티니를 2루수 땅볼로 정리한 것에 이어 놀라는 1루수 뜬공으로 정리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이어 마지막 타자인 그리샴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고 팀 승리를 지킴과 동시에 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리샴에게 던진 마지막 공은 95마일(약 153㎞)짜리 싱커였다.

이는 잰슨의 시즌 32번째 세이브였다. 2012년 다저스의 마무리로 본격 승진한 잰슨은 2014년 44세이브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이어 2016년에는 47세이브로 자신의 최다 기록을 세웠고, 2017년(41세이브)에는 처음으로 2년 연속 40세이브 이상 고지를 점령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여전히 세이브를 쌓아가고 있었지만, 평균자책점이 1점대에서 3점대로 치솟았다. 2017년 잰슨의 평균자책점은 1.32였던 것에 비해, 2018년은 3.01을 기록했다. 2019년은 3.71, 지난해에도 3.33이었다.

마무리치고는 높은 평균자책점, 그리고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무대에서도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하자 다저스 팬들 사이에 마무리 교체 여론이 높아졌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데이브 로비츠 감독은 “건강하다면 우리의 마무리는 잰슨”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그런데 올해 반등 기미가 보인다. 잰슨은 시즌 59경기에서 32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2.43으로 지난해에 비해 좋아졌다. 물론 시즌 초·중반까지 경기를 날리거나 혹은 불안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는 모습이 적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특히 7월 평균자책점은 9.39에 이르렀다. 이와 반대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인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마무리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8월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의 성적을 남겼고, 특히 8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살렸다. 9월에도 4경기에서 실점이 없다. 여전히 잰슨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한 감이 있지만,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에서는 이만한 안정감을 주는 마무리도 없다.

역대 순위표에서도 진군을 거듭하고 있다. 잰슨은 이날까지 개인 통산 344세이브를 기록해 역대 14위까지 올라왔다. 13위 랜디 마이어스(347세이브)의 기록은 조만간 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마무리 자리를 유지한다면 12위 트로이 퍼시벌(358세이브), 10위 조나단 파펠본(368세이브)을 넘어 역대 TOP 10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관심은 이런 기록 행진을 LA 다저스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냐다. 잰슨은 2017년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5년 8000만 달러라는 고액 계약을 맺었고 이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아직 다저스에서 잰슨을 완벽하게 대체할 만한 선수는 없어 보인다. 여기에 잰슨의 평균 구속은 지난해보다 1~2마일이 빨라졌고, 구속만 놓고 보면 2018년 이상의 수준으로 돌아왔다. 

다만 분명 한창 좋을 때의 구위는 아닌 게 확실하고, 다저스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금액적인 측면도 맞아야 가능한 게 계약이기도 하다. 다저스가 시즌 뒤 잰슨을 잡을지, 잡는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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