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FC전을 2-1 승리로 마친 뒤 기성용을 격려(?)하는 안익수 FC서울 감독 ⓒFC서울
▲ 수원FC전을 2-1 이긴 FC서울, 나상호는 스플릿 파이널A(1~6위)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FC서울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남은 경기에서 조금만 노력하고 전승하면 스플릿 파이널A(1~6위)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애정하는 측면 공격수 나상호(25, FC서울)는 8골로 팀 내 득점 부문 1위다. K리그 전체에서는 11위다. 30위권 내 서울 선수가 나상호를 제외하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개인의 가치는 더 빛난다.

서울은 총 30골을 넣었다. 일류첸코(12골), 구스타보(11골), 한교원(8골, 이상 전북 현대)가 넣은 골을 합치면 서울보다 1골 많다. 나상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기록이다.

나상호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0라운드 수원FC전에서 1골 1도움을 해내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안익수 감독 체제에서 2경기 무패(1승1무)를 거두며 감독 교체 효과를 단기적으로는 봤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꼴찌로 내려간 강원FC(승점 27점)는 서울에 2점 차 뒤져 있지만, 4경기나 덜 치렀다. 잔류 마지노선인 10위 광주FC(30점)도 한 경기를 덜 치렀다.

파이널A로 갈 수 있는 6위 수원 삼성(36점)과 파이널B(7~12위) 수위인 7위 인천 유나이티드(36점)에는 7점 차이다. 산술적으로는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뒤집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전임 박진섭 감독은 "현실적으로 파이널A보다는 파이널B, 나아가 잔류를 목표로 싸워야 한다"라며 냉정한 현실론을 이야기한 바 있다. 부상자가 많고 경기력이 널뛰는 서울의 상황을 고려하면 쉽게 올라서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간의 변화 조짐은 보인다. 새 선장 안익수 감독이 강등권에 있는 스트레스 타파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지금 포지션(순위)에 대한 스트레스를 즐기라고 이야기했다. 목표 지향에만 매진하면 된다는 것을 공유했다. 스트레스는 저 하나면 족하다"라며 자신이 다 가지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들과의 거리도 꽤 좁힌 모양이다. 그는 "서울 선수들은 성숙했다. 본인들이 위치한 순위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극복하고 노력하리라 본다"라며 절대 신뢰를 표현했다.

안 감독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다수의 축구팬은 안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나 성남 일화 시절 보였던 독기 넘치는 카리스마만 너무 기억하는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많이 부드러워졌다. 선문대 감독을 지내면서 어린 선수들의 문화나 심리 파악도 충분히 했다. 그래서 서울에서 선수들을 더 편안하게 해주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공포감으로 안 감독을 만났던 선수들의 마음도 조금은 변하는 모양이다. 나상호는 세간의 우려와 걱정을 씻으려는지 "말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이라며 안 감독에 대한 편견을 지운 뒤 "저희에게는 재미있게 해주려고 한다. 소문으로는 엄격한 분이라고 들었는데 생각과는 다른 분이다. 강하게 할 부분은 하고 풀어주실 부분은 풀어준다"라고 유연하게 위기를 통과하고 있음을 전했다.

지도자와 선수단 사이 신뢰는 강등 탈출은 물론 파이널A 진입에 대한 의지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나상호는 "운동하면서 우스갯소리로 형들에게 나머지 10경기 이기면 파이널A를 갈 수 있지 않냐고 했었다. 조금만 노력하고 준비만 잘하면 전승해서 파이널A에 갈 수 있다고 본다"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물론 경기력은 아직 안 감독 스타일에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했다. 후반 막판 체력이 떨어지면서 기회를 허용했고 실점해 위기를 초래했다. 90분 체력과 집중력은 안 감독이 추구하는 '스마트 축구'의 기본이다. 인천(홈)-수원(원정)-대구FC(홈)-강원(원정)을 상대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오롯이 선수들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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