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양석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올해 트레이드 성공 신화의 주인공은 단연 양석환(30, 두산 베어스)이다. 

양석환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간 시즌 15차전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6-0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투수 유희관의 개인 통산 100승 달성에 큰 힘을 실어준 활약이었다.

두산이 지난 3월 양석환을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로 데려온 최우선 목적은 주전 1루수 확보였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1루 수비를 맡기기는 부담이었고, 김민혁과 신성현은 주전을 맡길 정도로 스프링캠프 동안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양석환이면 주전 1루수로 밀어붙여도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좌완 함덕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헐거워진 중심 타선에 꼭 필요한, 또 두산에 귀한 우타 거포이기도 했다.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이 빠지면서 헐거워진 중심 타선에 무게감을 더할 타자가 필요했는데,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석환이면 꾸준히 기회를 줬을 때 떠난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막 당시 출전 정지 징계가 남아 있었던 최주환의 보상선수 강승호까지 함께 터지면 더할 나위 없었다. 김 감독은 양석환이 팀에 온 순간부터 5번 타순에 고정하면서 팀이 원하는 임무와 방향을 확실히 제시했다. 

양석환은 이제 두산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을 뛰어넘었다. 김 감독은 올해 양석환이 타율은 0.280까지만 맞춰주면서 꾸준히 장타를 때려주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다. 양석환은 108경기에서 타율 0.277(404타수 112안타), 26홈런 ,79타점을 기록했다. 팀 4번타자 김재환(21홈런, 84타점)보다 홈런 수는 더 많고, 타점은 김재환 다음으로 가장 많이 책임졌다.

이제는 타이틀 홀더도 노려볼 만하다. 양석환은 19일 키움전에서 25호와 26호포를 쏘아 올리며 단숨에 부문 공동 3위까지 올라섰다. 홈런 1위인 NC 나성범과는 2개 차이에 불과하다. 남은 시즌 충분히 홈런왕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페이스다. 아울러 2001년 타이론 우즈(34홈런)를 끝으로 명맥이 끊긴 두산 우타자 30홈런 기록도 눈앞에 두고 있다. 

전 소속팀 LG와 같은 홈구장인 잠실을 쓰면서 유니폼만 바꿔 입었는데, 성적은 180도 달라졌다. 주전 도약을 노리던 선수의 의지와 충분한 기회를 보장해줄 수 있었던 구단의 상황이 맞물려 시너지효과가 났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양석환을 향한 의심의 목소리가 나올 때도 "50경기는 봐야 한다. 대신할 선수도 없다"고 강조했고, 선수는 결과로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구단과 선수 모두 윈-윈(win-win)인 트레이드가 됐다.

양석환은 팀을 5위로 올려놓은 뒤 "팀이 연승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성적이 좋지 않아서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오늘(19일) 기회가 왔을 때 여기서 결과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노림수가 잘 맞아떨어져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도 팀의 5강 싸움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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