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학주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부진한 경기력에 1군 등록 후 특별한 활약 없이 말소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올림픽 브레이크 때는 지각으로 물의를 일으켜 구단 내규에 따라 퓨처스리그행 지시를 받기도 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의 올 시즌은 우여곡절이 많다.

마이너리그 생활을 마치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학주는 삼성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19년 KBO 리그 데뷔 시즌에 수비 안정감은 떨어졌다. 기본기를 갖춘 수비력보다는 감각에 의존하는 수비를 펼쳤고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타격에서 결정적인 순간 결승타, 끝내기타, 역전타를 때리는 등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관중들을 하나로 모으는 응원가 역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부진하기 시작했다. 타율 0.262까지 기록했던 이학주는 지난해 0.228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은 등말소를 반복했다.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갔으나, 공수에서 부진했다.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안일한 플레이가 나왔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재정비 시간을 줬다. 44일 동안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7월 복귀한 이학주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김지찬이 유격수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학주보다 나은 콘택트 능력과 주루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학주는 김지찬보다 나은 수비력을 자랑하지만 타격 슬럼프는 끝날 줄 몰랐다. 출전 기회가 일정하지 않아 경기력 회복이 더뎠다. 거기에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때 훈련 지각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경기 외적으로도 좋은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18일 이학주는 두 번째 1군 말소를 맞이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이학주는 컨디션이 많이 안 좋다. 정신적, 체력적으로 다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것을 정리해야 한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다 보니 본인 스스로 힘든 점이 있다.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1군 말소 이유를 알렸다.

이학주에게 다시 기회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19일 인천에서 만난 허 감독은 '모호한' 표현으로 이학주 기용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이학주 기용 계획에 대한 질문에 허 감독은 "여러 가지 복안이 있다. 선수가 준비를 하냐 안 하냐의 문제라고 본다"고 짧은 답을 남겼다. 마치 준비를 안 할 수도 있는 '문제아'가 돼 버린 듯하다.

삼성은 올 시즌 2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학주가 없지만, LG 트윈스와 치열한 2위 싸움을 잘 풀어가고 있다. 최종 순위에 따라 시작점이 다를 수는 있다. 어쨌든, 삼성은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팀이 됐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삼성에 남은 시즌이 29경기 이상이라는 뜻이다.

포스트시즌이라는 단기전에서는 수비 변수가 존재한다. 실책이 한 경기 이상의 흐름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김지찬이 모든 유격수 짐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학주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한, 이학주는 2019년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와 함께 결승타 10개를 쳐 팀 내 1위를 차지한 클러치 능력이 있는 타자다. 당시 시즌 막바지에 SK 와이번스(현재 SSG 랜더스)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쳐 KBO 리그 1, 2위 순위 싸움 판도를 스스로 바꾼 장본인이다. 삼성 선수단에서도 당시 이학주가 '끝내기 담당이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도 놀 줄 아는 타자라는 뜻이다.

허 감독은 선수 본인의 준비 상태에 공을 돌렸다. 열쇠는 이학주가 쥐고 있다. 스스로 현재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즌이 끝나게 되면, 그냥 '문제아' 이미지만 남게 된다. 이대로 시즌을 끝낼 것인가.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