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캐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박성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발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최근 구속이 떨어졌다. 그러나 다른 능력을 앞세워 선발투수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뷰캐넌은 지난해 삼성과 계약을 맺고 15승 7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하며 삼성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최고 시속 150km/h 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빠른 공과 다양한 변형 속구 또는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눌렀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뷰캐넌 구속은 위력적이었다. 전반기에 16경기에서 96⅓이닝을 던졌고 9승 3패 평균자책점 2.43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보다 나은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후반기에 주춤하다 7경기에 선발 등판해 41⅔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하고 있다. 승수 쌓기는 잘 진행되고 있는데, 실점이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삼진이 현저하게 줄어든 점이다. 전반기 뷰캐넌은 9이닝당 8.78개 탈삼진을 잡았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9이닝당 탈삼진 6.91개로 눈에 띄게 줄었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4실점을 했는데 탈삼진은 1개에 그쳤다. 

탈삼진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긴 이닝을 던지는 선발투수는 실점 위기에 몰렸을 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탈삼진 능력이 필요하다. 최근 뷰캐넌은 탈삼진보다 맞혀잡는 투구에 집중을 하고 있다. 투구 수를 아낄 수 있다는 경제적인 장점은 있지만, 인플레이 타구 발생이 잦으면 실점 확률도 늘어난다. 최근 140km/h 초중반대 변형 속구를 주로 던지며 범타 유도에 집중한 것이 실점이 늘어난 배경으로 볼 수 있다.

LG 트윈스와 2위 순위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뷰캐넌이 전반기와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허삼영 감독은 오히려 뷰캐넌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그는 "전반기 때처럼 구위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구위는 쉬면 회복할 수 있는데, 시즌 때 에이스 투수에게 충전 시간을 주는 일은 쉽지 않다"며 뷰캐넌이 에이스 몫을 하기 위해 선택한 '두 번째 투구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르게 바꿔 정리하면, 힘으로 찍어누르는 투구와 맞혀잡으며 긴 이닝을 던지는 투구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뜻이다. 제구력을 기본 바탕에 깔고 자기 공에 대한 믿음, 확신 등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허 감독은 "뷰캐넌은 두 가지 스타일을 할 수 있다. 점수 차가 많이 나면 스트라이크를 빠르게 던져 맞혀 잡는 투구로 경기를 빨리 만들어 간다. 타이트한 경기가 되면 장타를 안 주는 투구를 하면서 경기를 풀어간다. 한 가지 방법이 아닌 다른 여러 방법으로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뷰캐넌의 능력에 엄지를 세웠다.

삼성은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된다면 첫 경기에 나설 선발투수는 뷰캐넌이 될 가능성이 크다. 2, 3위로 시즌을 마치면 쉴 수 있어 구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150km/h 이상의 공을 던지는 뷰캐넌은 포스트시즌에 가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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