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어난 성적으로 이물질 활용 이슈에서 벗어나고 있는 게릿 콜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를 관통한 단어 중 하나는 ‘이물질’이었다.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을 강력하게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지금도 투수들은 이닝이 끝날 때마다 심판들의 이물질 검사를 받는다.

MLB에서 파인타르와 같은 이물질이 사용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MLB 공인구는 상대적으로 미끄럽고, 투수들은 손과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이물질을 사용했다. 간혹 적발 사례가 있었지만 상대 팀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의 팀에서도 사용하는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선수는 그간 계속 이물질 사용 의혹을 받아온 게릿 콜(31·뉴욕 양키스)이었다. 공교롭게도 콜은 이물질 규제 이슈가 본격화된 이후인 7월 5일 뉴욕 메츠와 경기에서 3⅓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불에 기름을 부었다. 분당 회전수는 구종을 가리지 않고 폭락했다. 콜도 이물질 사용을 완강하게 부인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은 ‘이물질을 사용하지 못하는 콜’이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해 했다. 뉴욕 양키스는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콜과 역대 투수 최고액인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약 3818억 원)에 계약했다. 만약 콜의 그간 성적이 이물질로 쌓아올린 것이라면, 양키스의 투자는 위기에 몰리는 셈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지금. 콜의 이물질 이슈는 싹 사라졌다. 어쨌든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콜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163⅔이닝을 던지며 15승7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 중이다. 아메리칸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다. 22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여전한 위용도 과시 중이다. 이물질이 콜의 성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셈이다.

콜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분당회전수는 2020년 2505회에서 올해 2455회로 떨어졌다. 다만 다른 구종을 보면 회전수 변화가 아주 도드라지지는 않았고, 평균구속은 지난해 96.7마일에서 올해 97.7마일로 오히려 더 높아졌다. 수직 무브먼트의 절대 수치가 살짝 줄기는 했으나 리그 평균과 대비하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콜이 이물질을 활용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이물질 없는 손에 빨리 적응했다는 의미가 된다. 회의론자들은 이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생애 첫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도 있다. 현재 로비 레이(토론토)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수상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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