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복귀 후 첫 승리를 거둔 아드리안 샘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드리안 샘슨(30)은 2019년 텍사스 소속으로 35경기(선발 15경기)에 나가 6승8패 평균자책점 5.89를 기록했다. 로테이션 합류를 보장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2021년이 시작되기 전, 그를 눈여겨보는 팀들은 많지 않았다. 2020년 KBO리그의 롯데에서 뛴 샘슨은 큰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팀들이 주목할 만한 경력을 쌓지 못한 탓이었다. 크리스 플렉센이 시애틀과 나름 괜찮은 계약을 맺을 때, 경력이 한 단계 위라는 평가를 받은 샘슨은 시즌에 들어가서야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그래도 샘슨은 좌절하지 않았다. 꾸준히 뛰다보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 기회는 시카고 컵스의 시즌 포기와 더불어 찾아왔다. 이닝을 소화할 선수가 필요했고, 샘슨이 눈에 들어왔다. 샘슨은 8월 19일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려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오히려 내년 잔류의 희망까지 높였다.

1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 경기에서는 감격의 승리도 따냈다. 이날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샘슨은 경기 초반 고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다. 이전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닝 소화의 제한이 걸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던 샘슨이었지만, 이날은 기어이 5이닝(2실점)을 소화하고 복귀승을 따냈다. 

샘슨은 경기 후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간의 세월을 돌아보며 좌절하지 않은 게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샘슨은 “팀의 캠프 명단에서 탈락하든, 혹은 늦게 계약든 무엇이든 간에, 궁극적인 목표는 이곳(메이저리그)에 올라오는 것이었다”고 했다. 

정상적인 코스와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샘슨은 MLB에 돌아가겠다는 꿈을 잃지 않고 있었다. 이는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을 버티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올해 컵스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많이 호출했고, 그 과정에서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뭉치며 많은 응원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데이브 로스 시카고 컵스 감독 또한 샘슨의 향후 활용 가능성을 높게 봤다. 로스 감독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방식이다. 투심으로 그는 많은 땅볼을 기록했고, 그는 결코 큰 곤경에 처하지 않았다”면서 “상대 선수들이 그의 싱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고 칭찬했다.

KBO리그에서 성공한 뒤 미국으로 화려하게 돌아가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투수만 해도 메릴 켈리(애리조나), 조시 린드블럼(밀워키), 그리고 플렉센까지 매년 다년 계약을 보장받는 선수들이 늘어난다. 그런 상황에서 샘슨은 다소 험한 길을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메이저리그에 왔고, 생존 확률도 높여가고 있다.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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