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에서는 확실한 인정을 받고 있는 김하성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의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성공과 실패 사이의 어디쯤에 있다. 수비와 주루에서는 이미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공격에서는 아직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김하성은 15일(한국시간) 현재 106경기에 나가 타율 0.202, 6홈런, 29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269)과 장타율(.335)의 합인 OPS는 0.603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조정 OPS(OPS+)는 68로, 리그 평균(100)보다 조금 많이 떨어진다. 들쭉날쭉한 출전이 분명 원인이지만, 꾸준히 나갈 때도 확실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 김하성을 팀 최우수선수(MVP) 중 하나로 뽑는 시각도 있다. 미 스포츠전문웹진 ‘블리처리포트’는 16일 현 시점에서 선정한 MLB 30개 팀 MVP를 다루는 기사에서 김하성의 이름을 포함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김하성과 더불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조 머스글러브가 뽑혔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내셔널리그 MVP 후보 중 하나다. 머스글러브는 당초 원투펀치로 거론됐던 다르빗슈 유와 블레이크 스넬이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인 상황에서 그나마 꾸준한 투수였다. 그런데 김하성의 이름은 사실 의외다. 

하지만 이유는 있었다. 수비다. ‘블리처리포트’는 “파트타임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김하성은 총 3개의 내야 포지션에서 +17의 DRS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수비적인 공헌도를 높게 본 것이다.

DRS는 수비로 얼마나 실점을 방지했는지를 집계하는 지표다. 물론 공격이나 투구 지표에 비해 수비 지표는 아직 검증들이 더 필요하다. 김하성이 최고의 수비수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꼭 기록뿐만이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평가와 현지 언론의 호평 등에서 김하성은 ‘좋은 수비수’라는 인상을 심었다. DRS뿐만 아니라 다른 수비 지표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샌디에이고 팀 내에서 김하성의 수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0으로 독보적인 1위다. 2위는 역시 좋은 수비수로 평가되는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으로 0.9다. 꽤 차이가 난다. 이런 수비 지표까지 합친 전체 WAR에서 김하성은 1.8로 팀 야수 중 5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팀 사정이 급해 새로운 카드를 실험하기보다는 기존 멤버들의 컨디션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하성의 입지가 잘 펴지지 않는다. 

하지만 김하성은 4년 계약을 맺었고 올해가 첫 시즌이다. 앞으로 3년의 계약 기간이 남았다. 일단 첫 해에 수비와 주루에서 확실한 인정을 받은 만큼 돌려 생각하면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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