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전 등판 부진을 딛고 남은 일정에서 대반격을 준비하는 류현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토론토 팀 내 최고의 이변 중 하나는 에이스 류현진의 4점대 평균자책점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해 입단 후 든든하게 팀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었고,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으니 더 그럴 만하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현재 28경기에 선발로 나가 13승8패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이 5월 일정을 마쳤을 때 평균자책점은 2.62로 뛰어났고, 7월 일정을 마쳤을 때도 3.26으로 굉장히 준수한 편이었다. 그런데 한 달 보름 남짓한 사이에 이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수직 상승한 것이다.

경기 내용이 다소 들쭉날쭉했다. 8월 이후 8경기 결과를 봤을 때, 류현진이 6이닝 이상을 던지며 2실점 이하를 기록한 적은 3경기였다. 8경기 중 4실점 이하로 경기를 마무리한 건 5번이었다. 결국 한 번 난조를 보인 날에 평균자책점이 크게 치솟았음을 알 수 있다. 올해는 그런 경기가 평소보다 더 잦다는 게 문제다.

류현진은 올해 7실점 이상 경기가 4번이나 된다. 6월 5일 휴스턴전에서 5⅔이닝 7실점을 기록한 건 그렇다고 칠 수 있었다. 

그러나 8월 9일 보스턴전(3⅔이닝 7실점), 8월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3⅔이닝 7실점)에 이어 9월 12일 볼티모어전에서는 2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대량실점을 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이다. 평균자책점 관리에는 당연히 도움이 안 된다.

리그 전체를 따져 봐도 7실점 이상 경기를 5번 한 선수는 없었다. 류현진, 카일 헨드릭스(시카고 컵스), J.A 햅(세인트루이스), 잭 데이비스(시카고 컵스)까지 네 명이 네 차례 7실점 이상 경기를 했다. 류현진이 이 대열에 끼어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 대목이다.

류현진의 경력에서도 7실점 이상 경기는 10번밖에 없는데, 올해 4번이 몰렸다. 2014년에 2번, 2017년에 1번, 2019년에 3번 있었다. 4이닝 미만 7실점 이상 경기가 세 번이나 있었던 시즌도 올해가 처음이다.

남은 일정을 고려했을 때 3년 연속 평균자책점 3.00 이하는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3점대 진입은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할 만하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 복귀 직후인 2016년 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모두 4.00 이하에서 시즌을 마쳤다. 통산 평균자책점도 3.14로 현역 최상위권이다.

토론토는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마지막 스퍼트를 벌이고 있다. 류현진도 힘을 보탠다는 각오다. 한편으로는 기세를 살려 가을야구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이 좋아야 후회도 덜 남는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면 18일 미네소타전(홈), 23일 탬파베이전(원정), 29일 뉴욕 양키스전(홈) 정도로 9월 일정이 이어진다. 두 차례는 닷새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하다. 평균자책점을 낮추면서 건재를 과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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