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랜스젠더 파이터가 여성 데뷔전에서 승리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한 남성이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프로 파이터가 됐다. 남성부에서 뛰어야 할까, 여성부에서 뛰어야 할까?

육군 특수부대 출신 성전환자 앨래나 맥로플린(38, 미국)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종합격투기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콤바테 글로벌(Combate Global)>이라는 대회에서 페더급으로 싸웠다.

상대는 프로 1패를 기록하고 있던 셀린느 프로보스트(35, 프랑스)였다. 프로보스트는 키 183cm의 장신으로 맥로플린보다 13cm나 컸다.

하지만 신장 차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 매치업이 논란이 된 이유는 성별 때문이었다. 트랜스젠더 맥로플린이 여성인 프로보스트와 맞붙는다는 소식에 종합격투기계가 시끌벅적했다.

아무리 성전환 수술을 했다지만, 한때 남성이었던 사람이 여성과 격투기로 맞붙는 게 공평한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웠다.

결과는 맥로플린의 2라운드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 승리. 맥로플린은 프로보스트의 펀치를 맞으면서도 계속 전진했고 프로보스트를 그라운드로 끌고 가 백포지션에서 초크를 걸었다.

▲ 놀랍게도 같은 사람이다.

맥로플린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남성의 근력을 갖고 여성과 경쟁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절차상 이상은 없다. 호르몬 검사를 통해, 플로리다주체육위원회에서 여성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경기 결과가 공식 전적으로 남는 이유다.

그러나 맥로플린이 여성 파이터로 활동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플로리다를 제외한 다른 주체육위원회에서 맥로플린에게 출전 라이선스를 내줄지 미지수다.

물론 맥로플린은 의욕적이다. "38살에 시작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고 싶다. 성전환자들이 스포츠에서 평범하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이번 경기는 그들을 돕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성전환자의 경기가 주목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공개적으로 성전환 사실을 밝히고 케이지에 오른 1호 파이터는 폴런 폭스였다. 폭스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 여성부에서 경쟁했다. 전적 5승 1패를 기록했다.

처음 폭스가 등장했을 때, 크리스 사이보그를 비롯해 여러 여성들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그런데 폭스가 애슐리 에반스-스미스에게 TKO패 하고, 에반스-스미스가 UFC 여성 밴텀급에서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하자 이내 잠잠해졌다.

브라질에선 트랜스젠더가 남성 파이터와 붙어 이긴 기록이 있다. 2018년 안느 베리아토가 할리우송 파이샤오에게 판정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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