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도 기미야스 감독.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한 번 시작된 수비는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플레이볼이 선언되기 무섭게 내준 점수는 11점. 수비수들이 서 있는 시간만 무려 40분이었다. 졸전을 마친 사령탑은 결국 사과로 기자회견을 대신했다.

최근 몇 년 내리 일본프로야구(NPB) 무대를 평정했던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소프트뱅크는 11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1회말에만 무려 11실점하며 5-17로 졌다. 그러면서 승률은 다시 5할(46승18무46패)로 내려앉았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우완투수 이시카와 슈타를 선발로 출격시켰다. 그런데 출발부터 단추가 뒤틀렸다. 선두타자를 아사마 다이키의 타구를 유격수 이마미야 켄타가 놓쳤다. 재앙의 시작. 이어 이시카와는 볼넷과 몸 맞는 볼 등으로 1사 만루로 몰렸고, 왕보룽에게 2타점 좌전 2루타를 맞아 실점했다.

난조는 계속됐다. 추가로 2타점 중전 적시타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줬고, 2사 만루에서 다시 싹쓸이 3루타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추가로 허용했다.

결국 여기에서 소프트뱅크 벤치는 투수를 이시카와에서 다카하시 레이로 교체했지만, 다카하시마저 왕보룽에게 2타점 우전 2루타를 맞아 소프트뱅크의 실점은 총 11점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이날 경기는 17-5 니혼햄의 대승으로 끝났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일본시리즈(JS) 재패라는 대업을 이뤘던 소프트뱅크로선 굴욕적인 하루였다. 일본 매체들 역시 앞다퉈 이날 경기를 보도했다.

도쿄스포츠는 “소프트뱅크가 삿포로돔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무려 40분 동안 맹공을 받아 11실점했다. 이는 199년 4월 7일 지바 롯데전 이후 22년 만의 1이닝 최다실점이었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는 “이시카와의 직구와 커브 모두 힘을 쓰지 못했다. 거의 모든 공이 맞아 나갔다. 오후 2시 시작된 경기의 1회는 50분이 지나서야 끝났다”고 이날의 상황을 설명했다.

사령탑도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소프트뱅크의 JS 4연패를 이끌었던 구도 기미야스(58) 감독은 경기 후 “나도 오래 야구를 했지만, 이런 일은 좀처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3⅔2이닝 5피안타 10실점한 이시카와를 두고는 “다음이 있을지는 생각해보겠다”며 불펜 전환이나 2군 강등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구도 감독은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오늘은 죄송하다”고 짧게 답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현지 언론은 “이날 인터뷰는 2분도 되지 않아서 끝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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