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코디 벨린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옆 동네에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맹활약을 지켜보고 있었던 LA 다저스 팬들은 2019년 드디어 자신의 팀에 트라웃의 경쟁자가 나타났다고 환호했다. 코디 벨린저(26·LA 다저스)는 그 당시까지만 해도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2017년 데뷔해 신인상을 수상한 벨린저는 2019년 대폭발했다. 162경기 모두에 나가 타율 0.305, 47홈런, 1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5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만 24세에 수상했다. 그는 호쾌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었고, 수준급의 주자였으며 또 수준급의 수비수였다. 미국 언론들이 그를 트라웃에 비교하는 건 당연했다. 게다가 그는 인기팀 LA 다저스 소속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2년도 지나지 않아 차갑게 식었다. 벨린저의 타격이 너무나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벨린저는 올해 82경기에서 타율 0.158, OPS 0.524를 기록 중이다. 9홈런, 33타점에 그치고 있다. 공격이 완전하게 망가졌다.

사실 이 정도 성적이라면 안 쓰는 게 맞는 수순이다. 단기 슬럼프가 아니라 시즌 내내 저조하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올해 리그 평균 타율은 0.243이고, 리그 평균 OPS는 0.725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벨린저의 올해 조정 OPS(OPS+)는 42에 불과하다. 리그 평균보다 58%나 떨어진 공격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투수들의 전체 타율도 1할은 넘는다. 이에 다저스 팬들은 SNS를 통해 “투수보다도 못 치는 타자”라고 비아냥댄다. 물론 표본의 문제가 있어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30타석 이상 들어선 투수 중 벨린저보다 타율이 높은 투수가 무려 16명이나 된다. 다저스 팬들에게는 애증의 대상인 것이다.

급기야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고 조정에 들어간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11일(한국시간) “벨린저가 몇 가지 일을 좀 해보기 위해 앞으로 두 경기 정도 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상황에서 계속 경기에 나서는 건 의미가 없으니, 2~3일 정도 시간을 주고 뭔가 특별한 트레이닝을 하겠다는 것이다. 

벨린저는 최근 24타수에서 안타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봐야 타율만 깎이고, 선수의 자신감만 떨어진다. 벨린저는 수술을 받은 오른 어깨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실토한 바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벨린저의 반등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즉, 올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앞으로의 활용 방안도 미궁에 빠졌다. 벨린저는 최근 플래툰으로 강등됐다. 그러나 주전 외야수 A.J 폴락의 부상으로 다시 주전 선수로 돌아왔다. 즉, 폴락만 건강한다면 벨린저의 쓰임새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가을 라인업에 포함될 가능성이야 높지만, 벤치 신세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MVP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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