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처럼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양현종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거머쥔 세 명의 선수가 미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들의 성과에 비해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정규시즌에서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메이저리그(MLB)에는 KBO리그 MVP 출신 선수가 세 명이나 뛰고 있다. 2008년 MVP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2017년 MVP 양현종(33·텍사스), 그리고 2019년 MVP 조쉬 린드블럼(34·밀워키)이 그 주인공들이다. 나름대로 화려한 경력을 쌓은 뒤 MLB 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세 선수 모두 좋지 못하다.

우선 김광현은 다소 억울한 불펜 강등을 당했다. 김광현은 지난 2년간 31경기(선발 28경기)에 나가 9승7패 평균자책점 3.09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어느 정도 검증을 마친 자원이자, 팀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5일 밀워키전(1⅔이닝 4실점) 이후 팀의 자세가 돌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제이크 우드포드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김광현을 불펜으로 보냈다. 우드포드가 10일 LA 다저스전에서 4이닝 1실점의 무난한 활약을 펼치자 아예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김광현은 빈 자리가 나올 때까지는 불펜에서 뛸 전망이다.

우드포드의 최근 경기 투구 내용이 좋기는 했지만, 검증된 베테랑인 김광현 대신 자리를 만들어줘야 할 정도의 당위성을 가진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김광현이 현재 선발로 뛰지 못할 정도의 몸 상태도 아니다. 팔꿈치 부상으로 중간에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지금은 다 회복된 상태로 100구를 향해 가던 중이었다.

지난 5월 27일 양도지명(DFA) 절차를 밟아 40인 로스터에서 빠졌던 린드블럼도 좀처럼 MLB 팀의 콜업이 없다. 마이너리그 성적이 나쁜 것도 아니다. 린드블럼은 트리플A 19경기(선발 17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81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정도 성적에 3년 계약을 생각하면 한 번쯤은 콜업이 있을 법도 한데, 밀워키는 린드블럼에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어지면 자연히 선수의 몸과 마음이 지치기 마련이다. 올해가 끝난 뒤 린드블럼의 거취 또한 불투명하다. 밀워키가 린드블럼을 전력에서 제외했다면, 린드블럼 또한 다른 선택을 내릴 수도 있다. 린드블럼은 3년 총액 1800만 달러 상당에 계약했으나 절반 정도는 옵션이다. MLB에서 뛰지 못하면 실수령액은 줄어든다.

양현종은 콜업 이후 좀처럼 등판 기회가 없다. 8월 29일 휴스턴전에서 2이닝 무실점, 9월 2일 콜로라도전에서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물론 이전의 부진한 성적 탓에 팀의 믿음을 어느 정도 잃어버린 부분은 있겠으나 역시 지나치게 등판 간격이 길어지고 있다. 현재 텍사스의 로스터에서 양현종만큼 긴 휴식을 취하는 선수는 없다.

양현종은 올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MLB에서 계속 경력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실전에서의 성과가 필요하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그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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