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올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투·타 겸업의 완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MLB 진출 첫 해인 2018년에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중반 투수는 접었던 것과 다르다.

이미 투수로 9승을 거뒀고, 43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리그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선발투수로 나서는 날도 야수로도 출전하며 투·타 겸업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체력적인 부담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후반기 들어 타격 지표가 다소 떨어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오타니는 6월 한 달 동안 타율 0.309, 출루율 0.423, 장타율 0.889를 기록하며 절정의 활약을 선보였다. 7월도 타율 0.282, 장타율 0.671로 좋은 활약이었다. 하지만 8월 타율은 0.202, 장타율 0.404로 급락했고, 9월 타율은 0.143, 장타율은 0.286으로 가장 부진한 한 달을 보내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에 체력 문제가 겹친 탓으로 보고 있다. 9월 한 달 동안 홈런 하나에 그치며 홈런왕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비상등이 들어왔다. 이런 오타니를 보는 에인절스 팬들도 서서히 혹사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더 꾸준하게 활약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레딧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최근 오타니를 아껴 써야 한다는 주장들이 꽤 자주 보인다. 이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에인절스는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떨어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오타니에게 무리한 일정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뛰면 부상 위험도가 높아지고, 잘못하면 내년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이다.

딜레마도 있다. 오타니는 올해 홈런왕 레이스, 그리고 베이브 루스 이후 첫 10승-10홈런 등 다양한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구단으로서는 쉽게 뺄 수가 없는 여건이다. 오타니도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역사적인 시즌의 완성을 코앞에 둔 선수가 “쉬겠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8월까지만 해도 오타니를 ‘풀타임’ 활용했다. 선발 등판한 다음 날에도 야수 라인업에 항상 오타니의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 스스로 출전을 자청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오타니에게 휴식을 주는 등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산술적으로 모두 사라지고, 오타니가 10승이라는 상징성을 채운다면 오타니를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하고 야수로만 전념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휴식도 취하면서, 홈런왕 레이스를 밀어주는 방안이다. 오타니의 시즌 막판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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