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정상급 구종 가치를 가진 류현진의 체인지업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류현진(34·토론토)의 지배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체인지업이다. 

류현진을 지금의 자리로 이끈 무기인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최정상급 구종으로 인정받곤 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살짝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구속 차이나 낙폭에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헛스윙이나 약한 타구를 유도하는 데 큰 몫을 해냈다. 반면 이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지 않는 날은 류현진 또한 자주 고전하곤 했다.

올해는 이 체인지업의 일관성이 다소 흔들리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잘 들어가는 날은 역시 주위의 찬사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전직 올스타 출신이자 토론토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 팻 태블러 또한 지난 7일(한국시간) 류현진의 뉴욕 양키스전 등판 당시 이 체인지업을 “사랑스럽다”고 표현했다.

태블러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극찬’한 건 단순히 결과가 좋아서는 아니었다. 결과가 좋을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우선 태블러는 좌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는 류현진의 능력을 호평했다. 보통 체인지업은 같은 손 타자를 상대로 던지기는 쉽지 않은데 류현진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태블러는 “좌완이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완벽한 로케이션에 던진다”고 칭찬하면서 “우타자에게 체인지업이 중요한 건 공꼬리가 바깥쪽으로 도망가며 정타를 맞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체인지업의 위력을 호평했다.

실제 류현진의 올해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25.5%다. MLB 진출 이후 꾸준히 2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 구종이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28.8%를 던지는데, 좌타자를 상대로도 14.1%를 구사한다.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의 헛스윙 비율은 23%인 것에 비해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헛스윙 비율은 24%로 오히려 더 높다.

한편 류현진의 패스트볼 중요성을 조언하기도 했던 태블러는 이날 류현진의 투구 내용에 대해 “아주 좋았다. 몸쪽으로 포심을 넣고, 바깥쪽 체인지업과 커터를 구사한다”면서 “포심 구속이 92마일이고, 커터가 제대로 통하고 있다.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좋다.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아주 뛰어난 등판이었고, 또 매우 효율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로비 레이의 투구에 착안해 슬라이더를 던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높지는 않겠지만, 커터와는 또 다른 움직임으로 상대 타자들을 현혹했다. 류현진이 남은 한 달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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