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왼쪽)와 꼬마 팬 랜든 ⓒ 애니 헤일브룬 기자 트위터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35)가 꼬마 팬에게 기억에 남을 통 큰 선물을 안긴 뒤 간절했던 시즌 8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다르빗슈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8승(9패)째를 챙겼다. 지난 6월 22일 LA 다저스전 이후 무려 11경기 만에 맛본 승리였다. 샌디에이고는 8-5로 승리했다. 

경기 전 다르빗슈의 미담이 퍼졌다. 샌디에이고 담당 기자인 애니 헤일브룬은 경기 직전 다르빗슈와 한 꼬마 팬 랜든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랜든은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평범한 샌디에이고 팬이었다. 

문제는 지난 7월 2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경기에서 발생했다. 랜든은 당시 샌디에이고를 응원하기 위해 가족과 차로 3시간 30분을 달려 애틀랜타 홈구장인 트루이스트파크를 방문했다. 이날 경기 관람은 10번째 생일을 맞이한 랜든에게 조부모가 마련한 선물이었다. 

다르빗슈는 이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 도중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경기가 지연됐고,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을 떠난 가운데 다르빗슈 홀로 남아 비를 맞으며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랜든은 공에 다르빗슈의 사인을 받은 뒤 크게 기뻐했고, 랜든의 어머니는 덕분에 아이가 좋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다르빗슈의 SNS로 보냈다. 

랜든은 그날 어머니에게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다르빗슈를 만나지도 사인공을 받지도 못했을 거야"라고 자랑했다. 10번째 생일을 비 때문에 망쳤다고 하지 않고, 다르빗슈 덕분에 비와 함께 좋은 추억을 간직했다는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고마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랜든 어머니가 메시지를 보낸 다음 날. 다르빗슈는 랜든 가족이 평생 잊을 수 없는 답장을 보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리즈가 있는 이번 주 홈경기에 랜든 가족을 초대하고 싶다고 한 것. 다르빗슈는 랜든이 그의 아버지와 함께 야구 경기를 즐기고 갈 수 있게 비행기표와 호텔 숙박비, 경기 티켓값까지 모두 지원하겠다고 했다.

다르빗슈는 답장에 "사인을 다 하고 나니까 몇몇 팬이 '왜 비를 맞으면서 사인해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아마  몇 달을 기다려서 부모님과 약속하고 경기장을 찾아온 어린이 팬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들과 몇 마디를 나누는 게 그러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라고 답했다"고 적었다.    

랜든은 이번 주 초 펫코파크 홈팀 더그아웃을 방문해 다르빗슈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랜든은 다르빗슈와 대화도 나눴고, 다르빗슈가 사인한 스파이크 운동화와 글러브, 그리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사인이 있는 유니폼도 받았다. 랜든은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이라며 기뻐했다. 

좋은 마음을 써서일까. 지난 10경기에서 8패만 떠안았던 다르빗슈는 에인절스 타선을 상대로 호투를 펼치며 11경기 만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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