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FA 시장 대박을 노리는 로비 레이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는 올 시즌 두 명의 자유계약선수(FA)와 1년 단기 계약을 맺었다. 좌완 로비 레이와 1년 800만 달러에 일찌감치 재계약했고, 시장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내야수 마커스 시미언을 1년 1800만 달러에 잡았다.

계약 조건에서 보듯 두 선수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레이는 직전 시즌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어느 팀도 눈여겨보지 않는 선수가 됐다. 시미언은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공격형 내야수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두 선수로서는 토론토에서 FA 재수를 선택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위력적인 구위와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앞세운 레이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경쟁에 뛰어들었다. 어느덧 선두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2파전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시미언은 리그 내야수 중 단연 돋보이는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벌써 37개의 홈런을 치며 토론토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까지 경신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두 선수와 재계약은 토론토로서 약간의 옵션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전력 유지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로 바뀌었다. 토론토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의 켄 로젠탈은 7일(한국시간) 토론토가 시즌 중 시미언과 연장 계약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시미언을 눌러 앉히겠다는 토론토의 의지는 비교적 확고해 보인다. 레이도 마찬가지다. 로젠탈은 “오프시즌 새로운 거래를 위해 레이에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젠탈은 토론토가 레이를 잡기 위해 만만치 않은 금액을 제안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교 대상은 2020년 시즌 전 필라델피아와 5년 1억1800만 달러에 계약한 우완 잭 휠러다. 전체적인 기량과 통산 성적, 그리고 나이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현재 레이보다 한 살 어린 시점에 비슷한 성적을 내고 계약을 맺었던 좌완 패트릭 코빈은 총액 1억4000만 달러를 받았다.

로젠탈은 이를 예시로 들어 “토론토는 지난겨울 조지 스프링어와 1억50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오프시즌을 지속할 수 있는 자금력을 확보했다. 그들이 원한다면 레이와 시미언을 계속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1년 계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두 선수 모두 각각 9자리 숫자의 장기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9자리 숫자는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의미한다. 토론토 구단 역사상 FA 역대 최고액은 스프링어의 6년 1억5000만 달러, 투수 최고액은 류현진의 4년 8000만 달러다. 일단 토론토는 레이에게 류현진 이상의 금액을 제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류현진의 기록이 1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선수로부터 깨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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