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재한 기량을 과시 중인 버스터 포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09년 9월 11일은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서도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훗날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하는 버스터 포지(34)가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치른 날이기 때문이다.

2008년 샌프란시스코의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포지는 구단의 기대대로, 때로는 구단의 기대 이상으로 움직였다. 대학 시절부터 이미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마이너리그 생활은 짧았고, 반대로 MLB 적응은 빨랐다. 그리고 리그 최고의 포수로 성장하는 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0년 신인상에 이어 2012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포지는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4차례 실버슬러거, 골드글러브, 타격왕, 7차례 올스타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MLB 통산 12번의 시즌에서 타율 0.302, 156홈런, 716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포지는 올해로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이 끝난다.

포지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간 1억674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금이야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간혹 보이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최고 수준의 대우였다. 그리고 2022년에는 2200만 달러의 팀 옵션이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옵션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바이아웃 300만 달러를 받고 팀을 떠난다.

그러나 옵션을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 시즌 참가를 포기한 포지는 올해 91경기에서 타율 0.304, 16홈런, 43타점의 여전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팀 리더로서의 몫을 충실히 한다. 포지를 중심으로 단단히 뭉친 샌프란시스코는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라는 평가를 완전히 비웃으며 내셔널리그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MLB 대표 소식통 중 하나인 켄 로젠탈은 7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다음 목표는 포지와 연장 계약일 것”이라고 점쳤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노련한 유격수인 브랜든 크로포드와 2년 32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그 다음이 포지라는 것이다.

로젠탈은 “연간 2200만 달러 수준의 다년 계약이 선을 넘은 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교 사례는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였다. 몰리나 역시 리그 최고 포수로 평가받았고, 만 35세부터 37세 사이의 연봉은 연간 2000만 달러였다. 그러나 로젠탈은 당시 몰리나보다 지금 포지의 공격력이 더 뛰어나다면서 몰리나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포지의 최근 4년간 평균 연봉은 2140만 달러였다. 이 수준을 고려하면 연간 2200만 달러가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는 주장이다. 만약 2~3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맺는다면 포지는 사실상 ‘종신 샌프란시스코맨’의 수순을 밟게 된다. 포지도 이런 제안은 거절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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