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올 시즌 투타 겸업의 진가를 선보이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타석에서는 시속 100마일(161㎞)짜리 타구를 밥 먹듯이 만들어내고, 마운드에서는 타자를 얼어붙게 하는 시속 100마일의 강속구를 거침없이 꽂아 넣는다. 시즌 9승, 그리고 메이저리그 홈런 1위에 해당하는 43개의 홈런을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팬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선수다. 베이브 루스 이후, 이런 야구 선수는 없었다. 

데뷔 시즌 신인왕을 차지했던 오타니는 사실상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확정지었다. 이제 트로이 글로스가 가지고 있는 구단 홈런 신기록, 그리고 베이브 루스 이후 약 100년 만의 첫 10승-10홈런 등 여러 기록 도전을 남겼다. 이미 많은 기록은 오타니가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라고 지목하고 있다.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는 세이버매트릭스 지표인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오타니는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WAR 순위에서 오타니는 8.0을 기록 중이다. 대체선수 레벨의 선수보다 팀에 8승을 더 기여했다는 뜻이다. 

2위는 올해 토론토의 에이스로 거듭난 좌완 로비 레이로 6.2다. 오타니와는 큰 차이가 있어 남은 일정을 고려할 때 이변이 없는 이상 이 부문 1위는 확정적이다. 타자는 물론 투수로도 WAR을 쌓을 수 있어 남들보다 확장성이 큰 것도 한 몫을 한다. 

이런 활약에 비하면 오타니의 연봉은 헐값이다. 연봉조정 1년차인 오타니의 올해 연봉은 단돈 300만 달러. 오타니의 연봉은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300위다. 소속팀인 LA 에인절스만 해도 오타니보다 연봉이 많은 선수가 8명이나 된다.

소속팀 에인절스는 함박웃음을 지을 만하다. 보는 시각에 따라 조금 다르기는 하나 1WAR은 800~1000만 달러 수준의 가치가 있다. 오타니는 지금까지 약 8000만 달러 상당의 가치를 팀에 안겨준 셈이다. 이건 단순히 그라운드에서만 회수하는 금액이다. 오타니를 통해 늘어난 입장수익이나 마케팅 수입 등을 고려하면 효과는 더 커진다.

에인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와 2년치 연봉조정을 대체할 2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르면 오타니는 올해 300만 달러, 그리고 내년에는 550만 달러를 받는다. 2년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내년 연봉이 1000만 달러 이상으로 폭등할 것이 확실시됐지만, 미리 묶어둔 덕에 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웃는 건 지금뿐이다. 이 2년 계약이 끝난 뒤 오타니가 천문학적인 돈방석에 앉을 것은 확실시된다. 현지 언론들은 에인절스가 늦어도 내년 시즌이 끝나기 전, 오타니와 대형 연장 계약을 맺을 것이라 예상한다. 2023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데 그전에 눌러앉히는 게 어쩌면 가장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알버트 푸홀스의 연봉 지급이 올해로 끝나기 때문에 에인절스도 여유가 조금 있다. 제시액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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