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우리는 김광현에게 2번이나 당했다."

게이브 캐플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여간 답답했던 모양이다. 캐플러 감독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패한 뒤 김광현(33, 세인트루이스)을 따로 언급했다. 

김광현은 이날 6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5승(5패)째를 챙겼다. 선발 4연승 행진. 김광현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와 데뷔 첫 맞대결에서도 7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샌프란시스코 상대 통산 2경기에서 13이닝 무실점으로 '천적'의 면모를 보였다. 

캐플러 감독은 경기 뒤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광현에게 2번이나 당했다. 선발 앤서니 데스칼파니가 호투(6이닝 3실점)를 펼쳤는데도 득점 지원을 전혀 해주지 못한 점이 실망스럽기도 했다. 데스칼파니는 오늘 정말 잘 던져줬다고 생각한다. 그런 데스칼파니를 지원해줄 방법을 찾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답답했던 마음을 털어놨다.

NBC스포츠는 김광현이 얼마나 샌프란시스코를 답답하게 만든 투수인지 기록으로 설명해줬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올해 91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 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무실점으로 버틴 사례는 4차례 있었다. 그중 2차례가 김광현이었다'고 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58승33패 승률 0.637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는 팀이기에 더더욱 놀라운 성적이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들과 비교하면 김광현은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미국 언론은 늘 김광현에게 '직구 평균 구속이 89마일(약 143km)에 불과한데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버틸 수 있나'라고 질문을 던진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김광현의 직구 구속은 86.7~91.8마일 사이로 형성됐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는데 헛스윙 유도는 6차례에 불과했다. 대신 범타를 유도하며 빠르게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잠재웠다. 

매체는 '김광현은 수많은 땅볼과 이상한 스윙(타이밍이 맞지 않아)을 유도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13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단 6개였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샌프란시스코전 호투와 관련해 "경기 전에 야디에르 몰리나(포수)와 이야기를 했다. 지난번과 같은 볼 배합으로 가자고, 또 한 타순이 돌고 나서는 다시 볼 배합을 바꿨다. 경기 초반에 볼이 많았는데,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와서 일부러 볼을 많이 던졌다"고 밝혔다.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과 관련해서는 "공이 낮게 낮게 제구되고 있다. 실투가 나와도 다행히 공이 낮다. 그래서 범타와 땅볼이 자주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캐플러 감독은 김광현과 다음 맞대결이 성사됐을 때는 해법을 찾아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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