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맥스 할로웨이와 대결을 희망한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스팅' 최승우(28)는 지난 20일(이하 한국 시간) UFC 온 ESPN 25에서 줄리안 에로사를 TKO로 이기고 UFC 페더급 랭킹 10위 기가 치카제(32, 조지아)를 찾았다.

최승우는 이번 경기 전부터 인터뷰에서 "치카제와 타격가끼리 화력 대결을 펼쳐 보고 싶다"고 밝혀 왔다.

치카제는 UFC 데뷔 후 6연승 무패 행진(총 전적 13승 2패)을 달리고 있는 킥복서. 특히 최근 두 경기에서 제이미 시몬스와 컵 스완슨을, 일명 '기가킥'이라고 불리는 미들킥-하이킥 공격으로 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런데 최승우의 희망 상대 치카제가 느닷없이 '코리안 좀비' 정찬성(34)의 '희망'이 되고 있다. 치카제가 랭킹 4위 정찬성의 앞길을 막고 있는 랭킹 3위 야이르 로드리게스(28, 멕시코)의 저격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야이르는 원래 다음 달 18일 맥스 할로웨이와 붙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할로웨이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UFC 온 ESPN 26 메인이벤트에 구멍이 뚫렸다.

이때 치고 들어온 '용자'가 치카제다. 치카제는 21일 인스타그램에서 UFC가 할로웨이 자리에 대체 출전을 요청했고 자신은 오케이 사인을 줬는데 야이르가 이 대결을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할로웨이가 부상으로 야이르와 대결에서 빠졌다. UFC는 내게 전화해 대체 선수로 나서겠냐고 했고 난 당연히 수락했다. 지금은 야이르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 친구는 20개월인가, 21개월 동안 싸우지 않고 있다. 그 시간 동안 난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웠다. 6경기를 치렀고 모두 이겼다. 야이르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 것 같다. 며칠이 지났는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 기가 치카제가 야이르 로드리게스의 저격수로 떠올랐다.

치카제는 2019년 9월 UFC에 데뷔해 6연승을 달리는 중. 반면 야이르는 2019년 10월 제레미 스티븐스를 판정으로 이긴 뒤 부상을 이유로 옥타곤에 오르지 않고 있었다.

치카제는 숨어 있는 야이르에게 강한 도발 메시지까지 띄웠다.

"야이르가 7월 18일 나타났으면 한다. 내가 듣기로 그는 겁쟁이라고 하더라. 자빗 마고메드샤리포프와 매치업을 네 번이나 깼다고 들었다. 경기를 취소하려고 별의별 짓을 다했다고 하더라. 하지만 난 야이르가 UFC에 있는 걸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와 만나서 얘기해 보자. 서두르자."

치카제의 도발이 먹혀 야이르가 대결을 수락하면, 정찬성에겐 최고의 시나리오가 된다. 할로웨이가 부상을 치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와 싸울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랭킹 1위 할로웨이를 잡으면 무조건 타이틀 도전권을 보장받는다.

정찬성은 UFC 온 ESPN 25에서 댄 이게를 판정으로 이기고 기자회견에서 마치 이 상황을 예측이나 한듯 할로웨이를 겨냥했다.

"할로웨이는 펀치 파워가 없다. 하지만 난 펀치 파워가 있다. 내가 이길 수 있다(He doesn’t have punch power. But I have punch power. I can beat him)"며 웃었다.

이어 "타이틀전 직행이 1순위다. 그게 아니라면 할로웨이와 싸우고 싶다. 할로웨이와 야이르가 (날짜가 연기돼) 싸우는 걸로 알고 있다. 난 야이르도 존중하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 내가 끼어들고 싶진 않다. 하지만 둘이 싸우지 않는다면, 할로웨이와 싸우고 싶다"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치카제는 정찬성의 특급 도우미가 될 것인가?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야이르가 이 대결을 수락할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치카제의 도발에 일말의 희망을 건다. 판이 재밌게 돌아간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제보>lkd@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